[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가 반년 만에 테슬라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에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지난달 주가가 200달러선 밑으로까지 하락하자 ‘저가매수’에 나서면서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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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테슬라를 1억9102만 달러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뿐 아니라 전체 해외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대해 월간 단위로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5월 말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자, 국내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집중하며 9월까지 순매도 기조를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주가가 200달러 아래로까지 내려서는 등 급락하자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기준 테슬라 주가는 전월 대비 19.7%가량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순이익이 급감한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빠르게 하락했다. 테슬라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33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순이익은 18억5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7.6%로 같은 기간 9.6%포인트 떨어졌다.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속해온 판매가격 인하 정책에 테슬라의 수익성을 발목 잡았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부정적인 사업 전망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머스크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폭풍 속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배라도 도전을 맞는다”며 “사람들은 경제에 불확실성이 있다면 새 차를 사는 것을 주저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 하루에만 9.30% 주가가 하락했고, 지난 30일에는 지난 5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주가가 197.36달러까지 내려섰다.
다만 급락한 주가는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달 들어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200달러대를 회복한 테슬라 주가는 바론 캐피탈의 창업자인 존 바론이 10년래 테슬라의 가치가 4조달러에 이를 수 있단 평가에 지난 2일 하루에만 6.25% 급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000달러가 되지 않는다. 테슬라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을 위해선 수익성 지표의 회복이 확인돼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자동차 판매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만큼 향후 평균판매 가능가격의 반등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주가 상승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 서울 시내 한 테슬라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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