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김병주 VS '보류' 손정의…中 투자 누가 웃을까

[시험대에 선 중국 투자]
플랫폼 겨냥 中시장규제 강화…리스크 우려
MBK파트너스, 렌트카업체 등에 대규모 베팅
야놀자 베팅했던 손정의 "中투자 보류" 선언
  • 등록 2021-08-17 오전 12:12:00

    수정 2021-08-17 오전 12:12:21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투자 거물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가 정반대의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동북아 최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보고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일본 투자기업 소프트뱅크는 중국의 규제가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단위 베팅 MBK vs 투자보류 소뱅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는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은 같지만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중국 1위 렌트카 업체인 ‘선저우주처’에 조 단위 자금을 베팅하면서 경영권을 최종 인수했다. 중국의 압도적인 내수시장에 발전 여력이 있다고 보고 중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에는 2위 렌트카 업체인 ‘이하이(eHi)’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시장 규제가 극심해지기 이전 진행했던 투자 방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같은 업계의 1위 업체를 인수하며 점유율을 확보한 셈이다. 엑시트(자금회수)도 활발하게 이뤄져 지난 5월에는 중국의 물류기업인 에이펙스 로지스틱스의 매각을 통해 8000억원 이상을 회수하기도 했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들어 사실상의 신규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10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중국 규제 리스크가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에 대한 투자를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여전히 기술과 인공지능의 혁신 허브지만 투자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다”며 중국 당국의 규제에 대해 MBK파트너스와는 정반대의 시각을 드러냈다.
투자섹터 차이…국내시장 행보도 구별

두 투자 ‘큰 손’이 중국 시장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가 중국 시장에서 진출하는 산업 영역이 다른 점을 꼽는다. 소프트뱅크가 MBK파트너스보다 중국 당국의 규제가 집중된 테크 분야 투자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알리바바와 소셜미디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같은 중국 주요 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가운데 중국 기술 기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는 중국 기업의 섹터가 다르다”며 “규제가 집중된 테크가 아닌 쪽에 투자하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최근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업의 몸값을 떨어트려 싼 가격에 좋은 기업을 인수하는 기회가 됐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 당국 규제의 방향성과 스케일을 종잡을 수 없어 규제가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된다면 MBK파트너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공교롭게도 MBK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는 중국 시장에서처럼 한국 시장에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를 통해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 2조원 투자를 결정하며 눈길을 끌었는데, MBK파트너스는 대형 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나 한앤컴퍼니가 수조원짜리 딜을 따낸 것과 달리 올해 들어 이렇다 할 큰 움직임이 없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조건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나 전략에 따라서 시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며 “일단은 중국의 규제가 덜해지기보다는 계속 강해지는 모습인데 투자 전략의 성패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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