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이란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에 염증이 생겨서 질병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약간 다른 게 ‘자가 면역’으로 인한 염증이다.
염증성장질환의 원인으로 기생충감염, 세균감염, 식이 알레르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의 파괴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고 있다.
사람에서 장내 생태계를 구성하는 총 미생물들의 유전자가 몸이 가진 유전자의 150배 정도라고 한다. 그것들이 몸에서 하는 일은 꽤 많다. 면역세포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외부 항원을 면역세포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쓸개즙, 콜레스테롤, 약물의 대사에 관여하며, 비타민, 엽산, 단쇄지방산들을 몸에 공급한다.
또한 유전자의 발현에도 관여한다. 실제 몸이 가진 유전자보다 더 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게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장관은 외부 물질과 노출돼 있기 때문에 ‘점막면역’이 중요하다. 외부 물질과 맞닫는 점막에서는 항상 항체 IgA가 포함된 점액이 분비되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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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점막이 손상된 경우, 점막에 살고 있는 유익균들도 사라져서 면역세포와 소통할 수 없게 된다.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이 파괴되는 것이다. 그 결과 유해 세균에 대한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신의 위장관을 공격하게 되는 자가면역 질환이 생기게 된다. 또한 이 면역세포들은 장점막에 침윤하여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병 증상을 줄여주는 대증치료를 하게 된다. 무서운 것은 치료가 제대로 안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질병이다.
먼저 기생충이 있는지 알아봐서 기생충 치료를 하며, 식이알레르기를 줄여 줄 수 있는 가수분해 사료를 먹여본다. 사료 단백질이 곧 항원이 되기 때문에 아예 가수분해하여 항원이 없는 사료를 먹이는 것이다. 만약 효과가 있으면 계속해서 사료를 먹이면서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료를 바꿔도 설사와 구토,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항생제와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게 된다.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투여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난치성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개선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건강한 장내 세균을 장에 주입하기도 한다.
치료 보조제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는 것도 권장된다.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를 개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방차원에서 미리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것도 권장할 만 하다. 실제로 장건강뿐만 아니라 몸의 모든 건강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