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반도체株…상승탄력 둔화되는 코스피

코스피, 상승 기조 속 상승 강도 주춤
외국인 2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
엇갈린 지표에 FOMC 불확실성 확대
  • 등록 2023-06-08 오전 12:01:00

    수정 2023-06-08 오전 12:01: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도 상승 강도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코스피 상승세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지는 한편, 다음주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株 차익실현 나서는 외국인…코스피 상승세 주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9포인트(0.01%) 오른 2615.60으로 강보합 마감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그간 상승 랠리를 이어온 반도체주는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하며 지수 상승 동력을 제한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북미 지역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 강화 소식이 더해지며 전 거래일 대비 1.68% 상승했고, LG화학(051910)(3.18%), 삼성SDI(006400)(2.51%), 포스코퓨처엠(003670)(1.32%) 등도 일제히 올랐다. 반면 랠리를 이어온 삼성전자(005930)는 0.98% 하락하며 7만 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000660)도 0.64% 하락하며 10만 8000원으로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가 재부각돼 증시 하단을 지지했지만, 외국인의 반도체 차익 매물 압력 확대로 코스피 상승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를 이어갔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이날 1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 전체로도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487억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들도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이날 2153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美 경기 판단 어렵게 하는 엇갈린 지표…FOMC 앞두고 불확실성↑

오는 13~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긴축 경로 중단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투자자들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의 5월 비농업 신규 고용 일자리는 33만 9000개 늘어나며 시장 전망치(19만개)를 크게 웃돌았다. 고강도 금리 인상 속에서도 견조한 고용시장을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견조한 고용시장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로 해석된다. 다만 고용 지표를 세부적으로 보면 실업률이 3.7%로 전월(3.4%) 대비 올라갔고, 임금 상승 속도는 둔화되며 일부 균열도 감지됐다.

또 미국의 5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전월(51.9) 대비 하락하고, 시장 예상치(52.3)도 밑돌았다. 제조업 PMI 역시 46.9로 전월치(47.1)와 시장 예상치(47)를 밑돌았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엇갈린 고용과 PMI 지표는 미국 경기 상황이 어떤 국면에 있는지 헷갈리게 만든다”며 “선행성을 가지는 PMI의 방향과 후행지표인 고용지표를 선행하는 세부 지표를 기준으로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워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선 호주 중앙은행(RBA)의 결정과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2.1%로 상향 조정한 점 등도 연준의 긴축 정책 중단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RBA 뿐 아니라 이달 유럽 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 등 다른 메이저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연준만 긴축 중단 후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는 게 어려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은 향후 추가 데이터에 따라 연준 긴축 종료 기대와 지속 우려 사이 초점을 수시로 옮겨가겠지만, 연준 긴축 중단을 기본 경로로 설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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