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이미 코로나19 충격을 털어내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한국 경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 하는 등 올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관건은 내수다.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소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3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또다시 방역 고삐를 조이면 언제든 다시 주저앉을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통계청·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카드 국내승인액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데 이어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사람들의 실제 지출이 늘었고 향후 경기 회복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수출 뿐 아니라 내수도 회복세를 이어가려면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등 감염병 통제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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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팬트업 효과’(pent-up effect)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가 국내외 경제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해 매달 발간하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1%)가 감소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4.8%), 계절의류 등 준내구재(1.0%)는 증가하면서 전월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백화점(39.5%)·할인점(24.2%) 등 오프라인 매출액이 늘었고, 카드 국내승인액도 1월 2%에서 8.6%로 늘면서 3개월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특히 백화점 매출액 성장률은 정부가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영향에 온라인 매출은 5.5% 증가에 그쳤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4.3%나 폭증했다.
이같은 흐름은 경제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소비자들이 경기가 좋아졌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반면 100 미만은 과거보다 악화한 환경임을 의미한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소비가 개선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음식, 숙박업체 일자리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104만 5000명이던 음식·숙박업 종사자수는 2월 104만 6000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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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출에 이어 민간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26일 발표된 경제성장률 3%를 유지하고 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2%로 기존(3.1%)보다 오히려 1.1%포인트나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한 것인데 오는 5월 경제전망 수정 발표에서는 민간소비 역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4일 ‘주요 현안에 대한 서면 문답’ 자료를 통해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종전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성장률을 상향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민간소비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면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백신 접종 시작 한 달여가 된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1.6%에 그쳐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인 지표들로만 보면 민간 소비 개선 여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수출에 비해 전체적인 경제성장률의 견인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면서 관건은 국내 백신 접종률 높여 집단 면역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를 등락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 문제가 지속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하위 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을 지속하면서 감염병 통제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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