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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꿈틀거리는 타원들이 몰려간다. 색색으로 켜켜이 쌓은 타원들은 닮은 듯 참 다르다.
젊은 서양화가 이대희는 타원으로 변주를 한다. 한 데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조형요소를 만들 듯 화면을 채운다. 동명연작 ‘멜팅 폿’(Melting Pot 10-381·2017)은 용광로가 여러 물질을 용해하듯 인종·문화 등이 융합한 현상을 뜻한다고. 해외서 공부하며 겪은 문화차이를 녹여냈단다.
얼핏 단순한 구조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부드럽고 거친 붓질을 수십 번 반복해 완성한 층이다. ‘무엇을 위해 그렸다’기보다 ‘그리는 과정을 풀어내려’ 했다고.
시리즈 초반 주조색이던 초록에선 벗어났다. 원색·파스텔톤까지 다양하다. 멜팅 폿에 한층 다가선 모양이다.
내달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세인서 여는 개인전 ‘형형색색’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53×45.5㎝. 작가 소장. 갤러리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