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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 마케팅총괄 겸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 사장은 13일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열린 ‘한진 스닉픽’ 행사에서 “한진은 IT기업이 아니어서 선진 기술을 기다려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현장 작업자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 체계를 갖추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진 스닉픽은 공식 도입 이전에 스마트 기술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한진은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안경)을 활용한 물류 기술을 시연했다.
실제 이날 시연한 드론은 재고 상품들이 쌓인 총 13m 높이의 파레트(화물 운반대)까지 초당 30cm의 속도로 날아가며 일일이 QR코드를 찍는 과정을 반복했다. 드론과 연결된 화면에선 해당 제품명, 코드 번호, 개수 등이 순식간 기록이 됐다.
임재욱 한진 DT 전략실장은 “드론 4대 사용시 불과 1시간 만에 1500여개 파레트의 재고 조사를 마칠 수 있다”며 “이번 시연 이후 연말이나 내년 초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해 경험을 쌓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센터 작업 이후 마지막 고객 배송 과정에서도 사용된다. 시연하는 작업자가 “13시”라고 말하자 고객에 문자메시지로 ‘13시 배송 예정’이 전송되고 배송 마무리 과정에서 사진 촬영 등도 모두 음성으로 가능하다. 최근 해외직구 수요도 많은데 영문 운송장도 스마트 글래스가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조 사장은 “드론과 비교해 스마트 글래스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은 많은데 미국 등에서도 스마트 글래스 재고가 부족해 도입에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며 “물류용 스마트 글래스를 위해 협력사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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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최근 한진의 스마트 물류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2022년 한진은 내년까지 1조1000억원을 스마트 물류에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밝혔다. 올초 개장한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 지난 7월 확장 개편한 미국 LA 풀필먼트센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조 사장은 “당시 밝혔던 대부분의 투자는 대전 메가 스마트 허브로 투입됐고 LA 풀필먼트센터 등에도 스마트 물류 기술이 적극 도입 중”이라며 “남서울종합물류센터는 한진의 처음과 성장기를 모두 보낸 26년 역사를 지닌 상징적인 곳인데, 이처럼 오래된 물류센터에도 스마트 기술 적용으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현장 작업자와 고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사장은 “스마트 기술들이 실제 도입하는데는 시간이 일부 걸리긴 하겠지만 우리가 항상 고민하고 있는 건 현장”이라며 “현장 작업자들이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물류가 결론적으론 스마트 물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삼석 한진 대표는 이날 시연회에서 경쟁사 CJ대한통운(000120)의 ‘주 7일 택배’ 추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표는 “주 7일 택배는 기사들도 수입이 줄어들고 판매자들도 주말에 일을 해야하는 등 문제들이 있어 현재 한진 입장에선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용도 수백억원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럼에도 고객들이 원하면 우리도 검토를 할 수 밖에 없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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