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정 ‘나눈 것’(2023 사진=이유진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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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나같이 둘로 나뉘어 있다. 네모도 세모도 타원도. 같은 모양을 달리 구분한 건지, 다른 모양을 닮게 모은 건지는 확실하지 않다.
작가 김옥정(30)의 화면에는 이처럼 형상은 분명하나 의미는 분명치 않은 장면이 들어 있다. 그 형상이 때로는 ‘나무’기도 하고 때로는 ‘하늘’이기도 하며 때로는 ‘일상’이기도 하다는데, 독특한 것은 나무든 하늘이든 일상이든 종국엔 ‘도형’으로 표현된다는 거다. 게다가 그 도형에 담아낸 건 따로 있다니. 작가 혹은 누군가의 감정이고 생각이고 마음이라고.
흥미로운 건 도형에 띄운 색의 온도다. 늘 변화무쌍한 사람의 엉키는 감정, 들쭉날쭉한 생각, 흔들리는 마음 등을 빚은 형상치곤 대단히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거다. 아마 작업도구에 힌트가 있을 거다. 순지에 분채, 혹은 오일파스텔이나 연필 등 순한 재료로 어루만지듯 색을 쌓아내는 식. 각각의 색을 띤 도형들이 한데 모여 어느 시간, 어느 순간의 풍경을 그려내는 거다.
‘나눈 것’(2023)이란 작품의 답도 나왔다. 하나이어도 둘인, 갈라도 붙어 있는, 또 그 자체로 어울리는 세상풍경 전부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박지수·오병탁·이은지와 연 4인 그룹전 ‘도약점’(Jumping-off Point·2. 15∼3. 8)에 걸었다. 순지에 분채로 채색. 60.6×50㎝. 이유진갤러리 제공.
| 김옥정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날들-달’(2023), 순지에 분채·콘테, 130.3×97㎝(사진=이유진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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