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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전 279기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박주영(33)의 우승을 지켜본 언니 박희영(36)은 자신의 첫 우승보다 더 기뻤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주영의 이름 앞엔 ‘박희영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프로가 된 지 16년이 흘러 KLPGA 투어에선 고참 선수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박희영의 동생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박주영의 언니 박희영은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는 유망주였던 데다 한국(3승)을 거쳐 미국 LPGA 투어에서도 3승을 거두면서 프로골퍼로 동생에 늘 앞섰다.
2021년 결혼해 작년에 아들을 낳은 박주영은 약 1년가량 투어 활동을 쉬었다가 지난 4월 복귀했다.
엄마가 된 박주영에게 투어 활동은 더 고됐다. 그는 “아들을 재워놓고 나서 2~3시간씩 퍼트 연습을 했고 밤 9시에는 연습장에 가서 샷 연습을 했다”라고 육아와 골프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말도 했다.
언니 박희영은 동생의 우승 장면을 TV로 지켜봤다.
5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희영은 “당시 대회 준비를 위해 연습하던 중 동생의 경기를 봤다”라며 “너무 감격스러웠다”라고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때 동생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체해서 속도 불편했고 어지럼증세도 있었다”라며 “오히려 그 덕에 차분하게 경기할 수 있었던 게 우승에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우승의 또 다른 비결을 귀띔했다.
우승으로 박주영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엄마 골퍼’가 됐다.
KLPGA 투어에서 엄마 골퍼 우승은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박주영이 네 번째다. 또 KLPGA 투어에선 처음으로 자매가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도 추가했다.
박희영은 “이제는 박주영의 언니로 불러달라”며 “(동생이 나에게서) 독립한 거 같아 뿌듯하다. 그동안 돌아보면 포기할 법도 한 데 더 악착같이 하면서 우승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더 감동적이었다”라며 “임신하고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4~5개월 만에 투어로 복귀해 이렇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대견하다”라고 같은 엄마 골퍼로 동생의 우승을 더 높게 평가했다.
박희영은 “동생의 장점은 아무래도 장타에 있다”라며 “어려서부터도 멀리 치기도 했지만 롱게임이 워낙 좋았고 쇼트게임까지 좋아졌다. 지금은 저에게 알려줄 정도로 기술적으로 많이 향상됐다. 골프에서 쇼트게임과 퍼트를 잘하면 최강이 될 수 있다. 큰 흠이 없다”고 동생의 더 큰 활약을 기대했다.
대회 1라운드에선 김연희와 최은우가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현경과 성유진, 김수지, 정슬기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3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박성현은 첫날 5오버파 77타를 쳐 공동 66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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