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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 전가람이 18번홀(파4)에서 약 2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면서 이날만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김홍택과 배상문, 이대한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오픈과 함께 국내 남자 프로골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는 올해 역대 최다 규모로 열렸다. 총상금 16억원에 우승하면 3억 2000만원의 상금과 5년 시드, 그리고 이 대회 평생 출전권과 ‘시드권자’라는 타이틀까지 모두 받는다. 우승하면 안정된 투어 활동을 보장받는 만큼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 하는 대회 중 하나다.
챔피언조(전가람, 이규민)가 전반 경기를 끝마쳤을 때 리더보드엔 김백준과 김홍택, 이대한, 전가람 등 4명이 공동 선두를 이뤄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순위 싸움이 이어졌다. 그 뒤로 이규민과 배상문, 옥태훈, 김한별이 선두그룹을 추격했다.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우승 경쟁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가람이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균형을 깼다. 그 뒤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선두로 달아난 전가람은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까지 쓸어 담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우연한 계기가 그의 꿈을 다시 꾸게 했다. 2015년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때 아마추어 선수 정윤의 골프백을 멨고, 오랜만에 필드를 밟으면서 다시 골프채를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댔다. 그 뒤로 다시 골프채를 잡고 선수의 꿈을 꿨고, 2016년 마침내 KPGA 투어에 데뷔했다.
처음엔 캐디를 했던 경험이 부끄러워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가 된 지 2년 만에 자신이 근무했던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데뷔 처음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과거가 세상에 알려졌다. 전가람도 더는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 뒤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그 뒤 군에 입대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뒤 2023년 투어로 복귀했다. 약 2년의 공백이 있었으나 실력은 여전했다. 22개 대회에 나와 준우승 2회를 포함해 16번 컷을 통과해 상금랭킹 24위를 기록했다.
대회 첫날 공동 선두로 나선 전가람은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이규민에 1타 차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역전으로 프로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전가람은 “마지막 홀에 들어와서 거리가 20m 남짓 남았는데 그게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퍼트가 들어가고 난 뒤에도 어안이 벙벙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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