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경(23)이 처음 출전한 유럽 무대 도전을 아쉬움으로 마무리했다. 불행으로 시작했으나 그에게 이번 원정은 좋은 경험의 시간이 됐다.
이재경은 7일(한국시간)부터 스코틀랜드 노스버윅 이스트로디언의 더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 DP월드투어가 공동 주최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800만달러)을 중간합계 13오버파 153타로 마무리했다. 첫날 6오버파 76타를 친 이재경은 둘째 날엔 7타를 더 잃으면서 예상 컷오프 기준보다 11타를 더 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재경은 기대를 안고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일이 꼬였다.
지난 4일 한국을 떠나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을 거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수화물로 보낸 골프백과 짐가방이 오지 않았다. 분실된 짐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으나 공항직원의 실수로 히스로공항에서 에든버러행 항공기에 실리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대회 개막 때까지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찾았다.
한국에서 쓰던 것과 같은 스펙으로 클럽을 맞췄으나 계속 사용하던 게 아니어서 익숙해지기까진 시간이 필요했다. 짐가방도 오지 않아 입을 옷이 없었던 이재경은 첫날엔 클럽하우스에서 옷을 사 입고 경기에 나섰다.
사라졌던 클럽과 짐가방은 대회 개막 첫날 저녁 되찾았다. 그러나 이미 새 클럽으로 적응을 마쳤던 만큼 이재경은 그대로 경기를 치렀다.
손에 익은 클럽을 사용해도 낯선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텐데, 처음 사용하는 클럽을 들고 경기에 나섰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게 무리였다. 그럼에도 이재경은 불평하지 않고 자신에게 닥친 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10일 귀국길에 오르는 이재경은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이 코리안투어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경은 지난해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CJ컵 그리고 이 대회까지 3번의 국제무대 경험을 하게 됐다.
그는 “이런 대회에 나올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고 나에겐 좋은 기회가 됐다”라며 “확실히 어려운 코스에서 경기해보니 실력이 더 느는 것 같다. 비록 컷 탈락했으나 이왕 왔으니 이틀 동안에도 계속 코스에 나와 연습하고 돌아갈 계획이다. 이곳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보완하면 한국에 가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여기 와서 새 클럽을 받아 경기했는데 한국에 가서도 이 클럽을 사용하겠다”고 첫 유럽 원정에서의 불행을 좋은 추억으로 받아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