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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5-5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9회초가 시작될 무렵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를 채 마치지 못했다. 넥센은 8일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지며 당한 충격적 패배를 씻어냈다.
넥센이 더욱 기분 좋을 법한 무승부였다. 8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채 경기를 끝낸 덕분이다.
경기 막판까지 승부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었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와 넥센 선발 소사의 역투 속에 6회까지 5-4 한 점차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요즘같은 야구에선 3점, 아니 5점차도 안심할 수 있는 스코어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창이 삼성의 방패를 이긴 셈이었다. 넥센의 타자들이 삼성 필승조를 공략,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삼성은 7~9회 평균자책점이 3.63으로 가장 낮은 편이다. 유일한 경기 후반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피안타율 역시 2할2푼5리로 가장 낮다. 삼성이 역전승 18번으로 1위에 올라있는 비결 중 하나다.
반면 넥센은 경기 후반 투수력 대신 방망이의 힘으로 승부를 뒤집곤 했다. 넥센의 후반 타율은 두산(3할2푼2리)에 이어 2위. 홈런은 단연 1위에 올라있다. 넥센도 13번 역전승에 성공, 세 번째로 많은 뒤집기를 만들어낸 팀이다.<표 참조>
그러나 8회가 문제였다.
8회 안지만이 유한준, 박병호 중심타자들을 중견수 뜬공, 삼진으로 막고 넘겨내는가 싶었지만 강정호에게 일격을 당했다.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에 형성되면서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스코어 5-5 동점.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되고 말았다.
9회초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는 더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최고의 선발로 평가받는 밴덴헐크(삼성)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패배를 눈앞에 둔 듯 했던 넥센. 강정호의 극적 동점포로 무승부를 추가하며 한숨을 돌렸다. 넥센의 후반 날카로운 창이 삼성의 방패를 뚫은 날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고맙다”고 경기 후 소감을 말했고, 류중일 삼성 감독은 “8회 맞은 홈런이 아쉬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