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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은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하자마자 장타왕을 따냈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17야드로 2020년 마이카 로센 신(미국)이 세운 역대 최고 기록 312.438야드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찬민의 장타는 큰 체구에서 나온다 키 188cm에 몸무게 115kg의 거구다. 올해는 3개 대회 평균 341야드를 기록하고 있다.
힘이 좋고 폭발적인 장타를 치는 정찬민은 얼마 전부터 수염을 길렀다. 그런 모습이 세계랭킹 1위 존 람(스페인)을 닮아 주변에선 ‘정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정찬민도 주변의 반응이 싫지 않은 듯 “주변에서 그렇게 불러주니 나쁘지 않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날 압권은 자신의 마지막 홀이었던 9번홀(파5)에서 나온 이글이었다. 188m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져 홀 1.2m에 붙었다. 퍼트까지 완벽해 이글을 잡아내며 2타를 더 줄이면서 개인 최소타를 완성했다.
정찬민은 “너무 잘 풀렸다”며 “샷과 퍼트가 다 좋았고 특히 그린 스피드가 느리지 않아서 내리막 경사에 놓이면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잘 풀어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이버 샷 하나만큼은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제는 무조건 멀리 치려고 하지 않는다. 오늘도 상황에 맞춰서 드라이버 샷을 했다. 무조건 멀리 치는 것보다 영리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고 경기 전략을 밝혔다.
남서울CC는 페어웨가 좁고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가 심해 공략이 까다롭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린도 작아 정확하게 치지 않으면 온그린 확률이 떨어진다. 그린까지 빠른 날엔 버디를 잡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2년 차 정찬민이 선두로 나선 가운데 베테랑 문경준이 6언더파 65타를 때려 2위로 추격했다. 문경준은 2015년 이 대회 우승자다.
1월부터 아시안투어 등에 출전해온 문경준은 “이번이 벌써 시즌 10번째 출전”이라며 “한동안 퍼트 때문에 애를 태웠는데 오늘은 퍼트 리듬에 집중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승하면 좋겠지만 이제 첫날이다. 오늘처럼만 치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안투어에서 뛰는 미겔 카르바요(아르헨티나)가 5언더파 66타를 쳐 3위에 올랐고, 이 대회 3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비오와 황인춘, 최호성, 이정환, 아마추어 김현욱 등이 나란히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 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해 코리안투어로 열리고 있다. 우승자에겐 상금 3억원과 코리안투어 5년 출전권,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