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감' 사이서 길 잃은 SK,3연패

  • 등록 2014-06-13 오후 10:47:43

    수정 2014-06-13 오후 10:47:43

LG 이진영이 13일 잠실 SK전서 1회 SK선발 울프로부터 솔로포를 뽑아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오른쪽으로 초점 없이 흐릿해진 울프의 모습이 이날 SK의 결과를 암시하는 듯 보인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감독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투수 교체다. 늘 데이터에 따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야구. 그렇다고 감만 따라가는 것도 결코 좋은 대안이 아니다.

13일 잠실벌에서 LG를 상대한 SK도 결국 투수 교체 미스로 다 잡은 듯 보였던 경기를 놓쳤다. 나흘간 꿀맛 휴식 효과도 보지 못한 채 3연패. 경기 후반, 4점차로 앞서고 있던 경기를 내준 것이기에 충격은 더 컸다.

SK 선발 울프는 정말 완벽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 LG의 거의 모든 타자들에게 조금도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단 한 명, 이진영에게만은 예외였다.

이진영은 울프의 공을 맘 놓고 쳤다. 무려 3연타석 홈런을 치는 극강 포스를 보여줬다. 잠실 구장에서 한국 선수가 3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이진영이 유일하다(외국인 선수로는 2009년 LG 페타지니가 첫 기록).

1회엔 볼 카운트 3-2에서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고 4회엔 역시 3-2에서 커브를 가운데 담장 너머로 넘겨버렸다. 그리고 7회엔 다시 체인지업을 노려쳐 홈런을 만들었다.

이진영은 상대 투수의 습관을 캐치하는데 매우 기민한 능력을 지닌 선수다. 다른 선수들은 알고도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는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실제 이날 울프는 이진영을 제외한 LG 선수에겐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이터는 이미 울프의 위기 신호를 올리고 있었다. 울프는 이미 최근 들어 피장타율이 높아지고 있었다. 또한 7회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울프가 이진영에게 홈런을 잇달아 맞았다는 건 최근 그의 안 좋은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었다.

불안한 숫자는 또 있었다. 울프는 유독 7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닝별 피안타율로 가장 높은 3할7푼5리를 기록중이었다. 7회 이전, 3할을 넘는 이닝은 4회(.321)가 유일하다. 타순이 한 번 돌아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면 흔들릴 수 있음을 뜻한다.

7회 불안은 투구수가 늘어나 힘이 떨어지면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밋밋해지며 연속타를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SK 벤치는 7회말, 선두 타자 이진영에게 세 번째 홈런을 맞았을 때도, 6-3으로 앞선 1사 1루, 1,3루에서도 움직이지 않았다. 희생 플라이로 2점차로 쫓기고 다시 볼넷을 내줘 2사 1,3루가 된 뒤에야 진해수를 투입했다.

데이터가 의미했던 경고를 애써 외면한 채 이전까지 LG타자들을 압도했던 울프에 대한 감을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다음에 올라 온 투수들은 부담이 너무도 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진해수는 대타 정의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점을 빼앗겼고, 곧바로 박경수에게 홈 스틸까지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용택과 오지환의 연속안타를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SK도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LG 마무리 봉중근이 올라 온 9회, 3점을 내며 재역전했다. 하지만 9회말 곧바로 2점을 뺏기며 연장 승부에 들어갔고, 결국 10회말 오지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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