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식 발야구?시작은 스톱워치였다

  • 등록 2016-02-02 오후 2:40:59

    수정 2016-02-02 오후 2:40:59

플로리다 전지훈련 중인 SK 선수들이 본격적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김용희 SK 감독은 지난 시즌을 이미 ‘실패’로 규정 지었다. “감독으로서 지난 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나 스스로부터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고쳐나갈 것이며 독한 마음으로 올 시즌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이었지만 5위로 간신히 와일드 카드를 손에 쥐었던 지난해의 SK다. 감독으로서 공.수에 걸쳐 여러 분야에 아쉬움을 느꼈을 터. 그 중 가장 아픈 대목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바로 기동력 부문이다.

SK는 지난해 94개의 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0개 구단 중 9위의 성적. 발 야구에 남 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김용희 감독이었던 만큼 기대 이상의 실망이 남는 시즌이었다.

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최초로 스톱 워치를 등장시킨 인물로 기록돼 있다. 미국 유학 후 1995년 롯데 감독을 맡은 김 감독은 스톱 워치로 투수의 퀵 모션과 포수의 2루 송구 시간을 체크, 그해 무려 220 도루를 성공시키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바 있다.

이후 팀 200 도루는 지난 해 NC의 204개가 유일했을 만큼 엄청난 수치였다. 때문에 지난 해 굼벵이 팀으로 전락한 SK는 김 감독에게 더 큰 아픔이었을 수 밖에 없다.

김 감독 역시 올 시즌에는 반드시 발야구를 되살려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스로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도루가 단순히 빠른 선수들을 전진 배치시키는 것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팀 전체가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995년 당시 롯데에는 전준호라는 대도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도루 숫자는 69개였다. 나머지 151개는 다른 선수들의 합작품이었다. 도루 10걸에 든 또 다른 선수는 김응국(31개)이 유일했다. 팀이 전체적으로 뛰는 분위기를 만들었기에 220도루라는 신기원이 가능했다.

발이 아주 빠르지 않은 선수도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위압감을 상대에게 주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기 위해선 발 이외의 무언가가 가동돼야 한다.

바로 눈과 머리가 그것이다. 상대 투수의 투구 습관을 읽어 투구와 견제를 구분하는 능력, 상대 볼 배합에 따른 변화구 타이밍의 도루 시도 등이 수반될 때 모든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김 감독이 스톱 워치를 처음 들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 처럼 느린 선수도 뛸 수 있게 만드는 연구와 노력, 진화가 바로 지금의 SK에 꼭 필요한 요소다. 반대로 여전히 빠른 몇몇의 선수에만 의존한다면 SK가 천명한 발 야구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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