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2', 배급사-극장 수입 갈등 '재점화'..'전쟁은 지금부터다'

  • 등록 2013-12-11 오후 7:18:19

    수정 2013-12-11 오후 7:21:56

12일 개봉하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롯데시네마 피카디리, 강동, 장안, 씨티, 브로드웨이. 그리고 메가박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이하 호빗2)를 볼 수 있는 서울 지역 복합상영관의 전부다. ‘토르: 다크월드’(이하 ‘토르2’)에 이어 영화 ‘호빗2’도 서울 시내 대부분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토르2’로 촉발된 할리우드 직배사와 국내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부율(입장권 수익 분배 비율) 갈등은 CGV에서 롯데시네마,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이하 소니픽쳐스)에서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이하 워너브러더스) 등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10일 각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서울 지역에만 유독 높게 책정되어 온 외국영화의 배급료를 관철시키기 위해 개봉 직전 갑자기 ‘호빗2’의 배급 거절을 통보해 서울 지역에서 정상적으로 영화를 상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CGV는 서울 지역 전 극장, 롯데시네마는 서울 지역 5개 위탁 상영관을 제외한 16개 상영관에서 ‘호빗2’를 상영하지 않는다.

워너브러더스는 하루 뒤인 11일 오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워너브러더스는 통상적으로 적용되던 종전 배급조건을 변경하고자 시도한 적이 없다는 점을 양지해달라”면서 “CJ CGV 및 롯데시네마가 제시한 배급 조건에 관한 합의에 이를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복합상영관 측은 “배급을 거절했다”고 하고, 외화직배사는 “상영을 거부 당했다”라고 맞서고 있다. 이는 복합상영관 측이 서울 지역에 한해 기존 60대40으로 나눴던 입장권 수입을 지난 9월부터 50대 50으로 변경했고 배급사가 이에 반발하며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복합상영관과 외화직배사의 갈등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소니픽쳐스가 배급한 ‘몬스터 대학교’는 서울 지역 CGV 극장에 걸리지 않았고, 이어 ‘토르2’가 같은 이유로 상영되지 못하다가 극적으로 타결돼 뒤늦게 전국 상영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CGV와 소니픽쳐스 측은 부율 관련 갈등이 원만히 해결됐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토르2’에 한해서만 일시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라면서 복합상영관과 외화직배사간 입장권 수입을 둘러싼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호빗2’는 극장가 성수기 중 하나인 12월의 기대작이었다. 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온 관객은 물론이고 영화관과 배급사 모두에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영화 팬들은 “양측 모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결국 티켓값을 누가 더 가져가느냐일 뿐. 피해를 보는 건 관객들이다” “아이맥스로 보려고 1년을 기다렸는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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