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화 전문 사이트인 트위치 필름은 6일(현지시간) ‘와인스타인은 미국인들이 ‘설국열차’를 이해하기에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와인스타인이 20분 정도 삭제된 버전으로 영화 ‘설국열차’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인스타인은 ‘설국열차’의 북미 지역 배급사다.
이 매체는 그 이유로 미국 중서부 저소득층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추구하는 와인스타인의 수장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향을 들었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업계에서 ‘가위손’으로 불린다. 앞서 ‘원령공주’(1998), ‘소림축구’(2001) 등 아시아 영화를 해외에 배급하며 미국 관객의 입맛에 맞게 원본과 크게 다르게 재편집해 비난을 산 바 있다.
트위치 필름은 “‘버라이어티’ ‘스크린 데일리’ ‘할리우드 리포트’ 등에서 호평받은 다크한 공상과학 스릴러가 평범한 액션영화로 전락하게 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설국열차’의 국내 배급을 맡은 CJ E&M의 이창현 홍보팀장은 “기사를 보면 마치 와인스타인과 봉준호 감독이 이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미국 개봉판에 대한 의견 교환은 있었으나 현재 재편집이 진행 중으로 그 분량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와인스타인이 봉준호 감독에게 제안한 부분은 ‘내용’이 아닌 ‘속도’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비롯한 비영어권 관객은 영상을 보며 자막까지 읽어야 해 현재의 호흡이 적당해도 미국 관객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영상을 좀 더 압축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고 와인스타인 측이 의견을 냈고, 봉 감독 역시 충분히 수긍되는 부분이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
CJ E&M 측은 “미국은 연출 감독과 편집 감독이 따로 있다”며 “하지만 ‘설국열차’는 봉 감독이 직접 재편집을 진행 중이다. 이는 감독의 권한을 최대한 존중해준 것이다. 큰 틀에서 영화의 흐름이나 내용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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