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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스에서 프로 선수가 나오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입단에는 보다 특별한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김동호와 삼성은 매우 잘 어울리는 궁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동호는 원더스 선수 중 첫 번째 기록을 갖게 됐다. 프로행을 선택해서 결정한 첫 선수이기 때문이다. 입단 계약을 맺게 된 삼성 뿐 아니라 KIA, kt 등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만큼 빼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대구고-영남대를 졸업 한 김동호는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롯데 자이언츠 불펜포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어 한화 이글스에 신고선수로 잠깐 활동했지만 1년만에 방출됐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해 트라이아웃을 통해 원더스에 입단했다. 원더스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7경기 13.1이닝 방어율 4.05 2홀드를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그리 특별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삼성이라면 그가 가진 숫자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는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라 맞춰 잡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김성근 원더스 감독은 김동호를 늘 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에 투입했다. 땅볼 유도를 통해 실점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동호가 땅볼을 유도해내는 것에 대해서는 100%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었다.
김동호의 삼성행이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삼성은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내야 수비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상황에 따른 변형 수비에도 능하다. 위기의 순간, 땅볼을 유도해주는 투수가 있다면 실점을 막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갖고 있다. 고양 원더스의 수비와 함께 한 김동호와 삼성 내야의 지원을 받는 김동호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될 수 있다.
원더스 출신 프로 선수는 다수 나오고 있지만 풀 타임 1군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동호라면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껏 불펜 포수가 프로 선수가, 그것도 투수 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라 여겨졌다. 도전의 상징인 최향남 조차 “김동호가 프로 팀에 간다는 건 정말 세상에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미 불가능의 벽을 넘어 선 김동호가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