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올림픽 은,동 이어 금메달 그리고 메이저 제패..모든 게 동화 같아"

KLPGA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
리디아 고 "최근 두 달 동화같은 삶 살고 있어"
"시아버님 딸처럼 잘대해주셔 늘 감사"
김효주, 박현경 "가장 '핫한' 리디아 고 우승 후보"
  • 등록 2024-09-25 오후 3:47:42

    수정 2024-09-25 오후 8:29:47

리디아 고가 2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으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리우 그리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서 두 번 모두 메달을 땄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제 골프인생 커리어에 큰 하이라이트가 됐다. 그러면서 올해 파리에서 세 번째 올림픽에 참가해 또 메달을 딸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은메달과 동메달에 이어 금메달을 딸 확률은 크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돌아보면 도쿄 올림픽 때 연장전에서 져서 동메달을 딴 것도 어쩌면 ‘하늘의 뜻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그 뒤 3주가 지나서 또 우승했다. 이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게 마치 동화 같은 삶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하나금융그룹)은 2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동화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리디아 고의 말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 계속 일어났다. 8월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제패 그리고 한 달 만에 출전한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우승까지. 모든 게 최근 두 달 동안 벌어졌다. 무엇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세계 여자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가 됐다.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모두 목에 건 선수는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디아 고는 “오랜만에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하게 돼 설레고 특히 메인 스폰서(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하는 경기라 더 긴장이 된다”라며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효주와 박현경 등은 우승 후보로 주저 없이 리디아 고를 꼽았다. 가장 경기력이 좋은 ‘핫한’ 선수라는 게 이유였다.

리디아 고는 선수들의 평가에 “제가 ‘핫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최근 경기력을 보면 선호하는 페이드 구질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고 그러면서 성적이 잘 따라오고 있다. 예전에는 비거리를 내기 위해 드로 구질을 치려고 했으나 지금은 페이드를 치면서 조금 더 정확하게 치려고 하고, 긴장 속에서도 원하는 구질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 게 잘 되면서 좋은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만큼 그의 가족도 화제다. 리디아 고는 2022년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회장의 아들 정석준 군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시아버지가 된 정 회장은 파리 올림픽 기간 며느리를 위해 도시락 배달을 하는 등 활약상을 SNS에 올리면서 ‘존경심’을 엿보이기도 했다. 그 뒤 리디아 고의 이름 앞에는 ‘현대가의 며느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리디아 고는 “제가 한국에 살지도 않고 큰일이 있을 때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지만, 늘 딸처럼 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평소 사람들이 저를 부를 때 ‘현대가의 며느리’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런 보도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다만, 저는 제 남편을 현대가의 자제로 사랑하는 게 아니고 한 남자로 사랑하고 있다. 또 시부모님과 시댁 가족을 만날 때도 그렇다”라고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했다.

리디아 고를 상대로 우승 경쟁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은 라이벌이라는 의식보다는 하나 같이 그의 경기력을 보고 배우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KLPGA 투어 상금과 대상 1위에 올라 있는 박지영은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지만, LPGA 투어 선수들과 경기해보면 쇼트게임 능력이나 샷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같이 경기하면서 저 선수는 어떻게 치는지 유심히 지켜볼 때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리디아 고를 비롯해 패티 타와타나킷, 이민지, 김효주 선수와 한 번쯤 경기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상금과 대상 2위에 올라 있는 박현경도 “우승 후보를 꼽는다면, 지금 가장 감이 좋은 리디아 고 선수”라며 “리디아 고 선수와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같기 경기하는데, 많이 배우면서 즐거운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기대했다.

리디아 고는 26일 오전 10시 44분에 1번홀에서 박현경, 이예원과 티샷한다.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선수들이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티 타와타나킷, 박지영, 리디아 고, 이다면, 이민지, 김효주, 박현경.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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