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이적 시장에도 경제 한파

  • 등록 2009-02-04 오후 11:16:40

    수정 2009-02-04 오후 11:16:40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전세계적인 경제 한파가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도 싸늘하게 불어 닥쳤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대다수 빅리그는 지난 해 대비 씀씀이가 줄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지출이 늘어난 것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토트넘 핫스퍼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의 클럽들은 2009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약 1억 6000만 파운드(한화 약 3,187억원)를 지출했는데, 2008년 대비 6% 신장세를 보였다. 그 중 맨시티와 토트넘이 차지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

사업자문회사 '델로잇' 발표에 따르면 시장 상황의 악화로 유럽 5대 리그 중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4개의 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르샹피오나)가 지출한 금액의 합이 프리미어리그에 미치지 못했다.

세리에A의 경우 2008년과 비교해서 43%나 지출이 감소했으며, 분데스리가는 42명의 이적에 1600만 유로(한화 약 287억원)만을 사용했다. 함부르크는 니겔 데 용을 맨시티에 팔면서 1400만 파운드(한화 약 278억원)를 벌었지만 작은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큰 손' 레알 마드리드가 네덜란드의 아약스에서 클라스 얀 훈텔라르, 프리미어리그 포츠머스에서 라사나 디아라를 데려오며 그나마(?) 비교적 많은 4000만 파운드(한화 약 796억원)를 썼다.

코벤트리 대학 스포츠 사업 전략과 마케팅의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3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럽 이적 시장이 전체적으로 이상스레 조용했다. 임대나 단기 계약이 많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긴축 정책에 나선 각 클럽들이 거대 계약 대신 임대나 작은 계약을 통해 주머니 단속을 했다는 것이다.

카카의 계약에 실패하고도 5000만 파운드를 지출한 세계적인 부자 아부다비 소유의 맨시티 같은 클럽이 아니라면, 다른 클럽들의 수익구조는 비슷하다. 티켓 판매와 스폰서십, TV 중계권료, 이적료 등이 클럽들이 이익을 내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선수 이적이 줄어들면서,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아 선수를 영입하거나 팔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IMG의 에이전트 브루노 사틴은 "과거에 비해 이적 시장의 움직임이 많이 줄었다. 시장에 돈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몇몇 클럽 사이에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클럽 연맹의 칼-하인츠 루메니게 회장을 비롯한 몇몇 클럽 구단주들은 샐러리 캡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오반니 팔라치 스포츠 리서치 회장은 "각 구단이 다른 재정 정책을 갖고 있기에 샐러리캡은 유럽 시장에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틴 역시 "문제는 많은 선수들이 실제 가치 이상의 돈을 받는 데 있다. 샐러리캡도 좋은 생각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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