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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1골 승부가 될 것이다"(허정무 한국 감독) "격렬할 것이다"(김정훈 북한 감독)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다음 달 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5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2승 2무(승점 8)로 3승1무1패(승점10)를 기록중인 북한에 이어 조 2위를 마크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번 맞대결을 통해 얼마든지 뒤집기가 가능하다. 북한 역시 이번에 한국을 꺾으면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게 돼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이날 경기는 사상 첫 남북한 월드컵 본선 동반 진출의 가능성까지 타진해 볼 수 있어 또 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B조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2승 1무 2패, 승점7)와 이란(1승 3무 1패, 승점6)이 남북한의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 4경기 연속 무승부, 승패 가릴까
한국과 북한은 지난해에 4차례 맞붙어 모두 비겼다. 지난해 2월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1로 비긴 양팀은 이후에도 3월과 6월 상하이와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3차예선 2경기와, 9월 상하이에서 개최됐던 최종예선 1경기에서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만큼 팽팽하게 맞섰다.
허정무 감독은 "1골 승부로 보고 있다"며 이번에도 어려운 승부를 예상했다. 물론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꺾고,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의 기세도 매서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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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선수비-후역습 깰 비책 있나
북한이 아시아 최종 예선 B조 1위에 나서는 등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선 107위로 44위의 한국에 한참 처져 있다. 하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보이고 있는 전력은 간단치 않다. 특히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전개하는 역습은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허정무 감독도 "(북한과 경기를) 박빙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수비가 강한 팀이기 때문에 결코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허 감독은 "90분을 최대한 활용해 천천히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김정훈 북한 대표팀 감독은 수비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내일 경기를 지켜보라. 수비적으로 나서는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표팀의 공격수 박주영은 "밀집 수비를 펼친다해도 공간은 있다. 서로 돕는 플레이를 하다보면 공간은 생기기 마련이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고, 이청용 역시 "북한이 수비 위주로 나온다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세밀하게 패스 플레이를 하면 기회는 많이 나올 것이다"라며 조직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한국은 또 기성용이 대기하고 있는 세트 피스에서의 한 방이 북한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을 수 있는 '비책'으로 기대된다.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경기이니만큼 역시 최전방에 나설 선수들이 중시된다. 한국은 이라크전을 통해 허정무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이근호와 역시 선발출장했던 박주영의 동갑내기 투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전방에서) 많이 움직이면서 공간을 창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주도록 하겠다"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다짐했다. 페널티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북한전에서는 필드골을 터뜨리겠다"며 허정무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에 보은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들 뒤를 받치는 것은 '주장'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왼쪽 측면을 허물면서 박주영과 이근호에 적절한 볼 배급을 해줄 전망이다.
허 감독과 박주영이 위협적인 선수라고 이구동성으로 지목한 북한의 '정대세-문인국-홍영조'도 한방을 노리고 경기에 나선다. 정대세를 축으로 양 측면을 문인국-홍영조의 빠른 발로 공략하는 북한을 막기 위해 이영표와 오범석 등 측면 수비수들의 활약과 박지성 등 미드필더들의 협력수비가 필요하다.
특히 박지성과 홍영조는 양 팀의 주장으로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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