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잡은지 겨우 3년...16살 반효진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파리올림픽]

  • 등록 2024-07-29 오후 6:22:28

    수정 2024-07-29 오후 6:28:16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16·대구체고)은 총을 잡은 지 채 3년 만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2020 도쿄 올림픽이 한창이던 2021년 여름에 처음 총이란 것을 잡았다. 당시 사격부에서 활동하던 친구가 같이 운동해보자고 제안해서 사격을 시작했다. 마침 재미도 있고, 소질도 보였다. 대구체고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사격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반효진의 성장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올해 대표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를 제치고 1위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남들은 실탄을 총에 장전하는 것도 어색한 시기에 ‘한국 사격 올림픽 최연소 선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대회 전만 해도 반효진의 금메달을 기대한 이는 거의 없었다. 세계랭킹이 16위에 불과한데다 큰 대회의 중압감을 극복하기에는 사격 경력이 너무 짧았다. 지난달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것으론 부족했다. 반효진 본인도 대회를 앞두고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다”고 소박하게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부담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반효진에게는 큰 무기였다. 편한 마음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다 보니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결선에서도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오히려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없던 부담감이 생긴 탓에 9점대 실수가 나온 것이 옥의 티였다.

반효진이 짧은 경력에도 엄청난 업적을 이룬 것은 타고난 ‘강철 멘털’ 덕분이다. 이날 결선에서 쏜 24발 사격 가운데 9점대에 그친 건 단 3발뿐이다. 반면 10.9점 만점도 2발이나 쐈다. 단 한 발로 승부가 가려지는 슛오프에서 중국 선수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특유의 침착함 때문이었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세운 건 역대 세 번째다. 1호는 1988 서울올림픽 남자 공기소총 본선 안병균, 2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 진종오였다.

반효진은 파리올림픽에서 엄청난 역사를 썼다. 16살이라는 나이와 지금의 성장세를 감안할때 반효진은 10년 이상, 길게는 20년 넘게 한국 사격을 이끌 간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격은 파리에서 반효진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발견했다. 그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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