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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안타 부터 홈런까지 모든 기록을 다 달성하는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역대로 사이클링 히트를 두 차례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에 양준혁이 있었지만 한 시즌에 두 번의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테임즈는 현재 진행형 선수다.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에 멈출 선수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홈런과 타점왕 경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홈런)-40(도루)에도 도전하고 있다.
테임즈가 지나 온 과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궁금하다.
그렇다면 사이클링 히트 기록 작성자들의 그해 시즌 성적은 어땠을까. 사이클링 히트가 성적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까. 그래서 모아봤다. 1982년 오대석 부터 2014년 오재원의 성적까지.<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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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인 오대석은 그 해 타율을 2할8푼3리로 마쳤다. 빼어난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골든 글러브를 탔지만 타자로서 오대석은 대단한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후 이강돈 부터 강석천 까지, 내리 3할 타율을 밑도는 성적을 남겼다. 타이틀 홀더도 한 명 배출하지 못했다.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가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은 6번째인 서용빈에 이르러서야 겨우 첫 기록을 남긴다.
이후로는 성적 면에서 선배들 보다 앞선 모습을 보인다. 1994년 서용빈을 시작으로 1996년 양준혁까지 세 명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양준혁은 그해 타율, 안타, 장타율에서 1위에 오르며 사이클링 히트 작성자로는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는 기록을 남긴다. 이후 타이틀 홀더는 2013년 타율왕 이병규가 유일하다.
신종길(2004년)과 안치용(2008년)은 또 다른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신종길은 그해 타율이 2할2푼4리 밖에 되지 않았다. 시즌 끝날 무렵 우천 순연 경기서 세운 기록이었기에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하지만 타격과 주루에 능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세상에 처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안치용은 그 해가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었다. 그 역시 재능만은 타고난 선수임을 그 경기를 통해 증명한 바 있다.
이처럼 사이클링 히트는 그 해 시즌 성적을 담보해 주는 보증 수표는 아니다.
그러나 테임즈는 출발 선상 자체가 다르다. 사상 첫 두 번의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테임즈도 사이클링 히트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두 번째 기록 보다는 첫 기록이 더 짜릿했다”는 소감을 밝힌 뒤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매 타석과 공 하나에 집중할 뿐”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기록 선배들의 시즌 성적을 찾아보니 그의 말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테임즈는 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주는 울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