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규 “나를 이끈 건 이병헌, 연기는 현빈 닮고파”

  • 등록 2012-08-27 오후 12:44:04

    수정 2012-08-27 오후 12:44:04

조현규. 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웃는 얼굴이 언뜻 기성용을 닮았다. 배우 조현규는 “그래도 연기로는 현빈을 닮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규의 얼굴에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장우와 현빈, 이진욱, 기성용 등 미남들의 이목구비가 조현규의 얼굴에 담겼다. 그만큼 다양한 색을 갖췄다. 배우로서 장점이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두려움이 있다.” 조현규가 손사래를 쳤다. 자칭이 아닌 타칭의 이야기도 부담이다. 먼저 자기 색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마친 조현규를 만났다. 조현규는 극중 장동건(김도진 역)의 건설사 직원 현규 역으로 분했다. 이 작품으로 조현규는 올해 목표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 해 세 작품을 하자는 게 올초 목표였어요. ‘21세기 가족’에 ‘신사의 품격’까지 마쳤으니 두 작품 한 거네요. 10월 정도까지 세 번째 작품도 곧 들어갑니다. 목표를 채웠어요.”

그래도 여전히 목은 마르다. 지나치게 일찍 목표를 달성했다. “작품하는 것도 좋지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 조현규가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많은 스타들의 얼굴이 겹친다는 건 거꾸로 말해 아직 자신의 얼굴을 알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조현규가 느끼는 두려움은 그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늦게 시작했고 두루뭉술하게 꿈을 쫓았다.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어요. 이전까지는 전역하고 아버지 일을 도왔어요. 제가 26살 때인 2009년 ‘아가씨를 부탁해’로 연기 데뷔했으니까요.”

그 때만 해도 금세 스타가 될 줄 알았다. “서른이면 성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만큼 녹록치가 않았다. 노력 없는 결실은 없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는데 막연하게 성공이라는 글자만 쫓은 것 같아요. 노력도 안 했고요. 연기보다는 가십에 더 관심을 가졌죠. 지금 보니 목표의 100분의 1쯤 온 것 같아요.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배우에 관심이 없다던 그를 배우의 길로 전향(?)시킨 건 이병헌이었다. 영화 ‘달콤한 인생’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목소리, 비주얼, 연기…. 이런 게 연기자구나 싶었어요. 진짜 멋있더라고요. 그 때 나도 한 번 이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상 바라는 이미지는 이병헌의 그것이 아니다. “이병헌의 연기를 좋아하고 닮고 싶은데 제가 닮으면 안될 것 같다.” 조현규는 현빈을 꼽았다.

“제가 원하는 바가 최적화된 캐릭터 같아요. 부드럽고 섬세하고 깨끗한 말투와 이미지, 댄디한 느낌 같은 거요. 제가 이병헌 선배의 멋진 연기를 따라한다고 해도 그런 모습이 나올 것 같진 않아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해야죠.”

서른을 앞두고 또다른 변화가 그를 단단하게 했다. 연기자의 꿈을 반대하시던 아버지가 1년 반쯤 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상상도 못했어요. 지병이 있던 것도 아니셨고. 그 날따라 이상하게 아버지랑 할머니 맛있는 걸 사드리고 싶더라고요. 일식을 좀 사서 갔는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이상하다 하던 차에 옆집 아주머니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아버지의 부재는 컸다. 빈자리가 피부로 와닿았다. 아버지가 했던 몫까지 모두 자신의 일로 돌아왔다. 부담감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슬픔도 느꼈다.

“그렇게 서른이 됐어요. 서른이면 어느 정도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자리를 잡아야 하는 나이인데 제 직업이 그렇지 못하잖아요. 불확실한 것이 크니까요. 그런 것에 대한 부담, 불안, 두려움 같은 것이 있죠.”

“결국 이 자리에서 연기를 하는 거 보면 이 일이 제 일이 아닌가 싶어요. 보다 좋은 연기로 제가 맡은 작품을 비중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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