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상대팀 노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초반에 많은 점수를 낸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면서...
그 감독은 "초반에 많은 점수차가 벌어지면 타자들의 스윙이 커지게 된다.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서히 저들의 목을 죌 것이다. 우리가 추격하는 것을 느끼게 됐을 때는 이미 타격감이 흐트러진 뒤가 될 것이다."
15일 문학 SK-KIA전. SK는 1회 1사 후 2번 박재상부터 8번 나주환까지 7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려 5점을 뽑았다. 2회엔 정상호의 솔로포가 터져나와 6-0. 승부는 이미 기운 듯 보였다.
만화와 차이가 있었다면 삼성도 일찌감치 돌을 던졌다는 점이었다. 삼성은 중반 이후까지 점수가 크게 좁혀들지 않자 크루즈 박진만 진갑용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두번째 투수 윤길현은 7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8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잇달아 내주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놓였다.
삼성은 2사 1루서 최형우가 볼넷을 얻은 뒤 심광호의 느린 땅볼 타구를 날렸지만 SK 3루수 최정이 악송구하는 틈을 타 대주자 허승민이 홈을 밟았다. 1점차.
그러나 즐거운 상상은 거기까지였다. SK 수비수들이 공을 잡으려 허둥대는 순간, 1루주자 최형우까지 홈을 노려봤지만 태그아웃되며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고 말았다.
SK는 8회말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해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지만 마무리 정대현이 9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 어려운 승부를 지켜냈다. SK는 3연승을 거두며 11승 4패로 이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롯데를 제치고 시즌 첫 단독 선두에 올랐다.
만화의 결론? 상상의 세계에서도 마지막에 집중력을 되찾은 주인공 팀이 승리를 거뒀다.
한편 KIA는 잠실 LG전서 선발 윤석민의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청주 히어로즈 전서 8-1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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