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캐치' 정수빈 "딱 3분 좋았어요"

  • 등록 2014-06-06 오후 4:45:43

    수정 2014-06-06 오후 4:45:43

사진=두산 베어스
[목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딱 3분 기분 좋았어요.”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틀간 홈런에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연패를 끊어내진 못했기 때문이다.

6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정수빈은 “딱 3분만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정수빈은 전날(5일) 문학 SK전에서 슈퍼 호수비를 선보였다. 2-2 동점이던 7회말 두산의 수비. 무사 2루 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투수 이현승은 4번 타자 이재원과 상대해 좌중간을 가를듯한 타구를 맞았다. 딱 맞는 순간, 이재원 본인도, 누상에 있던 대주자 김재현도, 그를 지켜보는 SK 벤치도 안타로 생각해 환호성을 지를 찰나였다.

그러나 순간, 정수빈이 있었다. 좌중간으로 몸을 날려 다이빙했고 기가 막히게 잡아냈다. 타구가 빠지는 줄 알고 3루까지 내달리던 김재현은 급하게 2루로 귀루해봤지만 늦었다. 정수빈이 타구를 걷어올린 뒤 재빠르게 2루까지 정확하게 송구,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무사 2루서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그렇게 SK의 흐름은 끊기는듯 했고, 반대로 두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아남는듯 했다.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호수비였다.

하지만 정수빈이 말한 ‘3분 천하’도 거기까지였다. 이현승이 바로 다음 타자 김강민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 한 방은 이날의 결승타였다. 정수빈의 슈퍼캐치도 3분만에 빛이 바랜 순간이었다.

정수빈은 “팀이 져서 아쉽다”고 되돌아봤다. “잡고 기분좋게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다”고 떠올렸다.

4일 경기서도 시즌 2호 홈런을 쏘아올리고도 팀이 9회말 끝내기를 허용하며 패했던 터였다. 정수빈은 3-1로 앞서던 4회 SK 선발 울프의 투심을 받아쳐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어느 정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처럼 보였지만 막판 승부가 뒤집히며 그의 아치도 빛을 잃었다.

당시도 정수빈은 “홈런에 아무 의미는 없다. 팀이 졌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아쉬워했다.

이틀 연속 맹활약에도 경기가 끝난 후엔 고개를 숙여야했던 정수빈. 그는 “오늘은 꼭 연패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4연패에 빠졌다. 정수빈은 다시 9번 타자로 돌아와 넥센 선발 금민철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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