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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개편의 계절이 돌아왔다. 라디오 DJ도 이 변화에서 예외는 아니다.
2010년 봄 개편을 맞아 열 명이 넘는 DJ들이 마이크를 내려놨다. 최근에는 37년 DJ 생활에 또 하나의 쉼표를 찍은 김기덕부터 눈물의 마지막 방송을 마친 태연까지 저마다 사연으로 라디오를 떠났다.
이들이 아쉬움 속에서도 라디오를 저버린 이유를 모아봤다.
◇ `너무 바빠서…`
라디오 DJ는 청취자와 교감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매일 2시간 청취자와 만남을 통해서 DJ와 청취자 상호 간에 애착이 생긴다. `달콤가족`, `별밤가족`, `친친식구` 등 청취자에 대한 호칭에서부터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와 같은 유대를 위해서는 매일 같이 꼬박꼬박 방송에 나서야 하는 성실성이 요구된다. 최근 DJ 20주년을 맞은 배철수가 "20년 동안 한 번도 저녁 약속을 잡지 못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태연은 뮤지컬 `태양의 노래`에 캐스팅된 데다 소속 그룹 소녀시대가 해외활동을 준비하면서 스케줄이 맞지 않아 MBC FM4U `친한친구`에서 하차했다. MBC 표준FM `심심타파` 김신영과 KBS 2FM `뮤직쇼` 서경석, KBS 2FM `볼륨을 높여요` 메이비도 비슷한 경우다. 이들도 4~5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거나 본업에 좀 더 충실을 기하고자 정든 라디오를 떠났다.
◇ `변화가 필요해`
37년 간 한우물을 판 김기덕은 재충전의 시기를 갖기 위해 MBC FM4U `골든디스크`의 마이크를 놓았다. 김기덕은 1975년부터 1996년까지 만 22년 간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를 진행해오는 등 장수 DJ로서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김기덕은 "오랜 시간 라디오를 했다"며 "재충전을 하려 한다. 스스로 변화가 필요했다고 느꼈다"고 하차 이유를 전했다.
◇ `피곤해요`
근 10여 년간 진행해오던 SBS 파워FM `스위트 뮤직박스`에서 하차한 정지영은 밤 12시에 시작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통상적으로 밤 12시에 시작하는 프로그램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에 이 프로그램을 맡았던 정지영은 10년의 세월과 함께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들었고 밤에 방송하는 것을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라디오PD들이 1~2년을 주기로 프로그램 순환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오랜 시일 애착을 갖고 DJ 생활을 이어온 셈이다.
◇ `사회적 물의 때문에…`
방송 외적인 문제로 자의가 아닌 타의로 물러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음주 측정 거부로 물의를 일으켰던 조원석이 OBS `달려~라디오`에서 하차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뉘우치고 당분간 자숙하겠다며 DJ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외에도 올해 초 술집에서 폭행 시비가 붙었던 이혁재가 KBS 2FM `화려한 인생` DJ 자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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