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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장서윤 기자] “무대 위에서 쓰러지더라도 곧 괜찮아질 걸 아니까 요즘은 한결 편안해졌어요.”
가족 코미디 영화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는 배우 차태현. 늘 유쾌하고 밝을 것만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그가 최근 깜짝 발언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2001년 히트작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 이후 수년간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적잖은 놀라움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오는 9월8일 개봉하는 새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로 관객들과 만나는 차태현은 공황장애와 관련해 “이제는 많이 극복한 상태”라며 운을 뗐다.
“한때는 4만 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노래도 했는데 공황장애가 찾아오면서 시상식 무대 뒤에서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행기를 못 타는 것은 물론 시도 때도 없이 픽픽 쓰러지기도 했죠.”
하지만 차태현은 몇년간 꾸준한 약물 치료와 상담 등을 통해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무엇보다 결혼을 통해 얻은 안정감이 치료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아내가 나를 많이 편하게 해 주는 편이거든요. 서로 대화하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만들어간 게 정신적인 평화를 얻게 해 준 줬어요.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 더 그런 것 같고요.”
정신적인 면에서 한 차례 파고를 겪은 그에게 눈이 멀어가는 기수 역할은 적잖은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차태현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어찌 보면 전형적인 감동 코드이지만 개인사가 있어 그런지 내게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눈이 멀어간다는 설정은 생소한 노력을 필요로 했다. 그는 “시선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선글라스를 쓴 채 점 하나만 뚫고 왔다 갔다 해 보는 등 여러 가지로 시도를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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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기간을 포함해 무려 10개월간 주력한 승마 연습도 녹록치 않았다. “사실 영화 속에서 직접 말을 타는 장면은 10~15초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이걸 몸소 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더구나 기수 역에 도통 맞지 않은 몸매를 지니고 있어서 촬영 기간에 고생을 좀 했죠.”(웃음)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하면서 ‘차태현의 주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셨대요. 저도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좀 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해 보고 싶다는 갈망이 커지고 있기도 하구요.”
차태현은 “앞선 작품들이 코믹한 분위기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그와는 좀 다르면서도 풍성한 감정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변화의 속도를 조금씩 조절하면서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건 연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9월 말 둘째 아이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제 급격한 변화보다는 천천히 주변 사람들을 아우르면서 가 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공황 장애를 극복하며 얻은 노하우를 비슷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로서 좀 더 다양함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과제도 정했다. 이번 ‘챔프’는 그 첫발이다.
“배우로서 길게 가기 위해 변화는 필수적이죠. 하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보다는 조금씩 저다운 변화를 만들어가 보고 싶어요. 의미 있는 도전은 늘 해보고 싶고 열려 있는 부분이죠.”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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