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개봉해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넘어선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김민준은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 봉길(이도현 분) 이른바 ‘묘벤져스’ 4인방이 힘을 합쳐 대적한 정체 미상의 존재 ‘험한 것’을 연기했다. 6장 구조로 만들어진 ‘파묘’는 중반부를 지나 ‘험한 것’이 등장하는 후반부에 접어들며 완전한 국면 전환과 함께 급격한 장르 변주를 이룬다. 이 ‘험한 것’의 이름은 다이묘로, 일본에서 ‘오니’라고 불리는 정령 귀신이다.
장재현 감독은 카리스마 넘치는 ‘험한 것’의 연기를 소화할 배우를 찾던 중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배우 김민준을 만나게 됐다. 당시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저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들어 그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8척에 달하는 ‘험한 것’의 큰 키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국내에서 역대 두 번째 최장신 기록을 가진 전직 농구선수 김병오를 섭외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존재를 완성했다. 김민준의 노련한 연기력에 220.8cm 김병오 선수의 압도적 신장이 더해져 ‘험한 것’의 외형과 아우라가 완성됐다. 김민준과 김병오 두 사람은 ‘험한 것’의 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매 촬영 이른 새벽부터 최소 5시간~최대 7시간에 달하는 특수분장 메이크업을 견뎌냈다고 한다.
‘상덕’ 역의 최민식은 김민준의 노고와 열연에 존경을 표하기도. 최민식은 “장재현 감독이 CG를 병적으로 싫어한다”며 “험한 것도 직접 특수분장을 다 했고, 극 중 도깨비불도 진짜 불을 쏘아올린 것이다. 특히 험한 것을 연기한 배우 김민준 씨가 정말 개고생을 했다. 특수분장만 여섯, 일곱 시간이었다. 우리보다 몇 시간을 일찍 출근해 세팅을 해야 하니 힘들었을 거다. 밥도 못 먹고 분장 받는 모습을 보니 맘같아선 바나나 우유를 따주거나 빵 한 개라도 물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특수분장으로 떡칠을 해서 안됐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물론 직업이 배우이니 어떤 역이든 충실히 연기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정말 힘들겠단 생각 많이 들었다”고 거듭 경의를 표했다.
김민준은 김병오와 함께 오는 9일 서울에서 진행하는 ‘파묘’의 무대인사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민준과 김병오가 ‘험한 것’의 정체임이 알려진 만큼 9일 진행될 무대인사에서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높다. 유해진이 이야기했던 대로 그날의 무대인사가 김민준과 김병오에게 특수분장의 고통을 보람으로 바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