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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두 남자가 있다. 과거의 잘못으로 `범죄자`로 낙인 찍힌 사람과 잘못 찍은 낙인으로 `범죄자`가 되는 사람. 두 사람은 선후가 다를 뿐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다는 점에서 닮았다.
김태우(39)의 새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은 이렇듯 제목에서부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한 작품이다. 영화는 애지중지하던 일곱 살 딸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고 자신의 옆집으로 이사 온 남자가 아동 성폭행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이 영화에 형사로 출연한 배우 정인기는 `라면`에 빗대 작품을 소개했었다. `나라면, 너라면, 우리라면 어땠을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라는 것.
아이를 잃고 절규하는 아버지 노충식으로 분한 김태우는 `불쌍한 두 친구 이야기`라고 영화 소개를 새롭게 했다. 어쩌면 친구가 될 수 있었을지 모를 두 남자의 충격적인 파국이 그를 이 영화로 이끌었다.
김태우는 "오랜만에 재미있는 상업영화에 출연했는데 이번에도 작품성이 주목받고 있어 내심 불안하다"며 눙쳤다.
그도 강조해 말했지만 김태우는 상업배우다.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해 1997년 `접속`,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등의 영화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데 이후 10년간 그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영화가 대부분에 그 가운데에서도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과 같은 작가주의적 영화가 특히 도드라진다.
"지금까지의 출연작 가운데 세계 유명 영화제에 출품되거나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 유독 많아요. 오죽하면 신인감독이 김태우랑 작업하면 해외 영화제 나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다 생겼을까요. 물론 좋은 일이긴 한데 저한테는 약간의 부작용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소문 좀 내주시죠. 저 드라마도 하고요, 코믹 연기도 맡겨만 주시면 잘할 수 있다고 말예요."(웃음)
김태우는 자신과 같은 연예인은 특히 `선입견`이 많을 수 있다고 봤다. 극 중 유세진(이정진 분)이 과거 단 한 번의 잘못으로 마을주민의 마녀사냥에 희생양이 되듯 말이다. 그러면서 최근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타블로 사건을 언급했다.
"가수든, 배우든 사람들은 연예인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해요. TV로 영화로 늘 보아온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들어서, 보아서 아는 사람과 내가 직접 경험한 사람은 다르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타블로 씨 사건도 그래서 생겨났고요. 저도 작품을 하며 감독, 배우 등에 대한 선입견은 될 수 있으면 안 가지려 하는데 그래서 이 영화에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그에게 배우로의 목표가 무엇이냐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없다" 였다.
"배우에겐 만점이 없잖아요. 100점 맞으면 최고인 시험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연기를 잘했다 쳐요. 하지만 그것은 `잘했다`이지 `만점`은 될 수 없어요. 전 그냥 달릴 뿐이에요. 중2 때 배우 되겠다고 떼쓰며 반대하는 아버지 앞에서 머리 빡빡 깎고 시위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만점이 없으니 계속 도전할 게 생기네요. 배우, 그래서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웃음)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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