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7번, 넥센의 힘 증명하다

  • 등록 2014-03-29 오후 5:27:07

    수정 2014-03-29 오후 6:16:37

로티노. 사진=뉴시스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염경엽 넥센 감독은 29일 문학 SK 개막전서 새 외국인 타자 로티노를 7번 타순(죄익수)에 배치했다. 외국인 타자가 하위 타순에 배치되는 것도 참 드문 일. 염 감독은 “로티노가 편하게 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7번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로티노는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시범경기서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 아직은 한국 무대가 생소하기만 하다. 로티노는 7경기에 나서 타율 1할6푼7리에 머물렀다. 적응을 다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개막전부터 중심타선에 배치되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염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 “8번 타순에 넣을까 처음엔 생각했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더 상할까봐 7번에 배치했다”고 말하며 염 감독은 웃어보였다.

그러나 염 감독의 우려는 기우였다. 로티노는 자신의 맡은 역할을 100% 이상 해줬다. 오히려 하위타선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해 준 덕분에 넥센은 개막전부터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다.

로티노가 존재감을 발휘한건 수비에서부터였다. 넥센 선발 밴헤켄은 1회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위기를 맞았다. 첫 타자 김강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린 밴헤켄. 그를 도운 건 수비진이었다.

김민성의 호수비로 2아웃을 잡은 밴해켄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스캇에게 또 한번 볼넷을 내줬고, 이재원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했다. 2루에 있던 김강민은 홈으로 쇄도.

좌익수 로티노는 타구를 잡자마자 망설임없이 힘차게 홈으로 뿌렸다. 정확한 원바운드 홈송구는 포수 허도환의 글러브로 쏙 빨려들어갔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홈송구. 김강민은 그대로 아웃이 됐다. 이닝 마무리. 크게 흔들릴 수 있었던 밴헤켄을 도운 로티노의 홈 보살이었다.

1회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로티노는 3회 첫 타석에서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김광현을 상대로 힘차게 잡아당긴 타구는 3루쪽 강습타구로 연결됐다. 최정이 잘 처리하는듯 싶었지만 악송구로 연결됐고 로티노는 빠른 판단력으로 2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이어진 유한준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4회엔 첫 타점까지 기록했다. 이번엔 무사 만루 찬스서 김민성이 범타로 물러나 1사 만루가 됐고 바통은 로티노가 넘겨받았다. 이미 분위기가 한 번 꺾여버린 넥센. 그러나 로티노가 한방을 때려냈다. 김광현을 상대로 높은 직구를 때려냈고, 빚맞은 듯 싶었던 타구는 힘이 있었던 덕분에 유격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SK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한 것도 로티노에겐 행운이 따른 부분이었다.

1-1에서 만들어낸 도망가는 1타점. 결국 이 점수가 결승점수였다. 로티노의 데뷔전 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그러나 사실 로티노의 7번 타순 배치는 로티노를 배려해서만이 아니었다. 넥센 타선이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넥센엔 로티노만큼 잘 치는 타자들이 많다. 넥센은 이날 경기를 통해 이를 충분히 증명해보였다.

윤석민,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등 중심타선은 맹타를 휘둘렀다. 올시즌 새롭게 넥센 유니폼을 입은 윤석민은 멀티안타를 때려냈고 타점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박병호는 김광현을 괴롭히며 2볼넷 1안타, 3득점을 기록했고 강정호는 3안타를 작렬시켰다. 6번 타순에 배치된 김민성은 혼자 2안타 3타점을 쓸어담았다. 여기에 로티노까지 7번 타순에서 맹활약을 했고, 덩달아 유한준, 허도환 하위타순까지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의 7번 타순 배치. 단순한 배려때문만은 아니었다. 넥센 중심타선은 강했다. 넥센이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넥센 타선은 개막전서부터 가진 힘을 제대로 증명해보였다. 넥센은 13안타를 몰아치며 8-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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