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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태로 예능프로그램 결방이 길어지고 있다. 방송 3사는 사회 각계에서 일고 있는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의 편성을 잇달아 변경했다. 이 여파로 각 방송사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거나 재방송으로 편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똥은 예능 프로그램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 튀었다. 적지 않은 예능인들이 고정 출연하던 프로그램이 길게는 4주, 짧게는 3주간 결방되며 난데없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일 OBS `토크樂-황금 마이크` 촬영 현장에서 김구라는 "천안함 영향으로 최근 본의 아니게 방송을 많이 쉬었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야 돈을 받는데···"라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김구라의 말처럼 대다수 방송인들은 출연 프로그램이 녹화를 마치고 방송을 탄 이후라야 출연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 `방송 이후 정산`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결방이 잦으면 자연히 녹화는 밀리게 되고, 수입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들 개그프로그램에는 일주일 동안 이 프로그램 하나에만 `올인`하는 연예인이 많고 정상적으로 방송을 탄다고 해도 수입이 많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한 코너 출연에 이들 개그맨들이 받는 수고비는 100만원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 프로그램 출연료로 수천만원을 받고 케이블 프로그램 등 활동 범위도 비교적 넓은 MC형 개그맨들과 달리 잦은 프로그램 결방으로 이들이 받게 될 타격은 더욱이 클 수밖에 없다.
한 개그맨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방송에 행사까지 뚝 끊겨 밥벌이가 걱정"이라며 "국가적인 비보에 조심스러워 겉으로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예능프로그램 결방 장기화는 비단 `웃지 말라는 뜻`에 그치지 않고 생업 예능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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