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응원단 논란④]'혈세 응원' 질타받는 세 가지 이유

  • 등록 2008-10-31 오후 1:58:58

    수정 2008-10-31 오후 2:02:44

▲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호화 원정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예인 응원단 단장으로 연예인 응원단 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강병규와 연예인 응원단을 지원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장관의 잇단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성난 넷심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네티즌들이 연예인 응원단과 문화부에 대해 질타하는 3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올림픽 불과 한 달 전 계획된 '졸속행정'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은 올림픽이 열리기 불과 한 달 전에 기획됐다. 한마디로 체계적인 계획과 치밀한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2억여원의 나랏돈이 집행된 셈이다. 문화부 국감에서 '연예인 응원단'의 예산내역을 공개한 최문순 의원(민주당)은 국감 당시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며 연예인 응원단을 질타했다. 실제로 연예인 응원단의 추진과정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급조된 티가 역력히 드러난다.

연예인 원정단은 '국위를 선양한다'는 목적으로 문화부의 후원을 받고 공적으로 이뤄졌지만 이와 별개로 강병규의 개인적 친분으로 연예인들이 구성됐다. 또한 현지에 간 연예인도 당초 명단에 오른 30명이 아닌 20여명 정도에 그쳤다.

베이징 현지에서도 표를 구하지 못해 이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것은 불과 8경기. 준비부족과 졸속행정의 극단을 보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예인 응원단의 이같은 모습은 같은 시기 베이징 올림픽 특집을 위해 현장에 갔던 MBC '무한도전' 팀이 현지 진행을 위해 봄부터 준비를 했던 것과 비교된다.

◇연예인들의 특권의식

연예인 응원단은 자원봉사응원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베이징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들은 봉사길에서 조차 '연예인'이라는 일종의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 모양새다. 
 
연예인 응원단은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특급호텔에서 숙박했다. 이때 쓰인 돈이 약 1억1000여만원이다. 이는 강병규의 말마따나 연예인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고, 당시 베이징의 물가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호화 원정 의혹의 빌미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만약 유인촌 장관처럼 올림픽 당시 위원회 측에서 준비한 민간 아파트에서 숙박을 했다면 결과는 또 달랐을지 모를 일이다. 
 
사비를 털어 간 응원이라면 다르다. 하지만 자원봉사라는 명목 하에, 국민의 혈세가 동원됐다면 이들은 연예인이라는 특권의식을 그 순간만큼은 버리고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연예인 응원단을 제안한 강병규와 이를 승인하고 추진한 유 장관 모두 연예인응원단의 취지는 처음부터 순수했다 밝히고 있다. 강병규의 말에 따르면 연예인응원단은 안전
문제가 걱정돼 올림픽 기간 하루 110만원 하는 5성급 호텔에 묶었으며, 수행원들과 달리 비즈니스 좌석 항공편을 이용했다. 게다가 수행원 가운데는 연예인 응원단의 가족들도 포함돼 있었고, 양궁 결승전 응원시 폭우 속에 응원하느라 고생을 많이 해 강병규가 직접 제안해 발 마사지도 받았다.
 
강병규도 인정했듯 졸속 추진에 관한한 사과는 두 말이 필요없다. 국가대표팀 응원이라는 명목은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하다. 명분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 기간 당시에는 온 국민이 TV 앞에 모여앉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일부 한국인들은 자비를 털어 원정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연예인응원단의 문제는 그 의도는 순수했을지 몰라도 온국민이 다 하는 응원에 그들만의 특권의식으로 국민 혈세를 이용해 실속이 없는 결과로 실망을 안긴 점에 있다. 
 
◇정부 예산이 집행된 일, 공과 사 구분 못해
 
연예인 응원단이 구성된 발단은 강병규와 유인촌 장관이 서로 사적으로 알았다는 점에 있다. 강병규는 올림픽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생각에 평소 친분이 있는 유인촌 장관에게 연락해 '연예인 응원단'의 구상을 밝혔다.

이를 들은 유인촌 장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름으로 나랏돈 2억여원을 연예인 응원단에 지원했다. 이는 자칫 강병규가 친분관계를 이용해 한 나라의 장관에게 그 부처의 예산사용을 요구한 것으로도 비칠 수 있는 문제다.

이 밖에 강병규는 베이징에서 쓴 예산 중 연예인 응원단이 발 맛사지를 위해 쓴 59만여원이 문제가 되자 환급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예산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것은 강병규 뿐만 아니다. 연예인 응원단의 일부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국가의 예산으로 베이징에 간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가족과 매니저를 동행시켰으며 심지어 자신은 귀국하고 매니저는 베이징에 머물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의 예산을 가지고 진행된 공적인 일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지 못한 것은 연예인 응원단이 범한 또 하나의 치명적인 과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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