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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문화계의 화두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올해 한국사회 대표 트렌드 중 하나로 ‘초니치,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Read between the ultra-niches)’를 언급했다. 틈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초정밀한 소비자 욕구에 맞춰 극세분화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시장이 더욱 잘게 쪼개지는 것을 뜻한다.
실제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특정 타킷층을 대상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예술영화 등 비주류 콘텐츠가 흥행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중문화계가 주목한 ‘틈새’는 실버세대, 나홀로족 등이다. 지난해 3월과 7월 각각 첫 방송 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tvN ‘꽃보다 할배’가 유행을 선도했다.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그해 11월에는 tvN에서 1인 가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가 방영돼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비슷한 설정의 예능 프로그램이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에서 연이어 선보여져 관심을 끌고 있다. SBS ‘룸메이트’와 올리브TV ‘셰어하우스’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주거 형태로 떠오른 ‘셰어하우스(Share House)’를 모티브로 나이에 성별, 활동 분야가 다른 ‘싱글’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형식은 ‘나홀로족’의 그것을 차용했지만 내용은 연예인의 사생활 보여주기에 급급해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룸메이트’는 3회에서 시청률이 5%대로 하락했고, ‘셰어하우스’는 패션 디자이너 김재웅의 커밍아웃 관련 ‘아웃팅(남에 의해 강제로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 논란이 불거지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꽃보다 할배’로 촉발된 실버 콘텐츠 역시 무한 확장 중이다. 케이블 채널 tvN의 금요드라마 ‘꽃할배 수사대’가 지난 9일 첫선을 보였고, 극장가에선 할리우드 꽃미남 할배 4인이 뭉친 ‘라스트베가스’가 잔잔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꽃할배 수사대’는 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 등 평균 나이 76세 ‘할배’들의 여행기로 큰 성공을 거둔 ‘꽃보다 할배’의 스핀오프 격 드라마다.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이 된 젊은 형사들과 20대 엘리트 경찰이 원래의 몸을 되찾고 회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다. ‘꽃보다 할배’ 터줏대감인 이순재를 비롯해 장광, 변희봉에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이 ‘꽃수대’ 4인방으로 뭉쳤다.
최근 안방극장에 미스터리 추리극, 추격전 등 장르물이 쏟아지고, 휴먼, 멜로, 판타지, 서스펜스 등 여러 장르를 한데 섞은 복합장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장르물은 보편적이지는 않아도, 취향이 같은 핵심 소수를 결집하는 힘이 있다. 복합장르 드라마 역시 나날이 세분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해 생겨났다.
핵심 소수가 뛰어난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다. 제작자들 역시 소수가 원하는 ‘흩뿌려진 요구’를 찾아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킷층을 세분화하는 것은 과거 지상파에 대적하기 위한 케이블의 생존 전략이었으나 최근에는 대세로 자리잡았다”라며 “남자에서 아빠·군인·싱글남·할배 등으로 타킷층은 점점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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