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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지상파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들의 입지가 바뀌고 있다.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 KBS 2TV ‘뮤직뱅크’는 최근 시청률이 상승, 그동안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게 됐다.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요프로그램들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존속 여부를 걱정하는 신세였다. 타깃 시청층인 10대들이 가수들의 노래를 케이블 음악전문 채널이나 인터넷 등으로 접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2007년 이후 시청률은 4~5%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가요프로그램 유지는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만큼 대중문화에 기여한다는 상징성을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왔다.
그러나 이제는 ‘효자’라고 불리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위상이 달라졌다.
학생들이 개학을 하면서 8월보다 9월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기는 했다. 하지만 ‘인기가요’의 경우 지난 9일과 27일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나머지도 1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쇼! 음악중심’은 지난 12일 방송사가 시청률 기준으로 삼는 수도권 시청률에서 10.1%를 기록했다.
이 같은 가요프로그램의 인기는 ‘걸 그룹’으로 불리는 여성 아이돌그룹들의 전성시대와 맥을 같이 한다.
한 가요프로그램 제작진은 “특히 많은 여성 아이돌그룹들이 경쟁하듯 활동을 하면서 가요프로그램에도 다시 전성기가 도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청자는 “과거에는 가요프로그램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꼭 챙겨 보는 것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되면 걸 그룹 때문에 시청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쇼! 음악중심’은 인기 여성 아이돌그룹 중 하나인 투애니원이 출연하지 않고 있지만 8월 평균 7.8%, 9월 평균 7.6%를 각각 기록, 개학 이후 하락폭은 0.2%포인트로 ‘뮤직뱅크’(2.7%p), ‘인기가요’(1.9%p)와 비교해 가장 작았다. 걸 그룹의 인기가 특정 그룹에만 편중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