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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의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하 웨스트브롬)은 현재 승점 31점으로 프리미어리그 '꼴찌'다. 그나마 최근 홈구장에서 열린 2경기를 승리하며 잔류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웨스트브롬이 벼랑 끝에 놓인 가운데 함께 강등권에 있던 뉴캐슬과 미들즈브러가 '단두대 매치'를 벌였다.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18위 뉴캐슬이 승점 31점을 기록중이던 19위 미들즈브러를 3-1로 잡고 승점 34점을 확보했다.
이 승리로 뉴캐슬은 헐 시티를 18위로 밀어내고 17위로 올라서며 일단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리그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헐 시티(34점. 18위), 미들즈브러(31점. 19위), 웨스트브롬(31점. 20위)이 남은 경기에서 17위로 올라서지 못한다면 세 팀 모두 2부리그 격인 챔피언십으로 떨어진다.
이 중 웨스트브롬의 강등권 탈출은 기적을 바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웨스트브롬은 일단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경쟁에 있는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계산상으로는 승점 36점을 기록중인 선덜랜드까지 역전 가시권이다. 그러나 선덜랜드가 2경기에서 1무만 거두더라도 득실차에서 선덜랜드(-17)에 크게 뒤지는 웨스트브롬(-29)의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뉴캐슬(-17)과 헐 시티(-24)가 1승만 얻어도 웨스트브롬은 (큰 점수차의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이상) 강등이 확실시된다.
남은 일정도 험난하다. 웨스트브롬은 리버풀-블랙번과 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이 중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어 최정예 전력으로 나설 것이 예상된다.
선덜랜드(1무 2패), 뉴캐슬(1승 1무 1패), 헐 시티(3패), 미들즈브러(3패)의 최근 기세가 주춤한 것도 웨스트브롬(2승 1패)으로선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
때때로 기적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2007~2008 시즌 세 경기를 남겨놓고 리그 19위에 있던 풀럼이 막판 3연승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한 것이 그 예다. 희박하지만 웨스트브롬도 그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시즌 초 팀의 주전으로 맹활약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아쉬운 1년을 보냈고, 허송세월 속에 다시 챔피언십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아직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김두현에게 챔피언십 강등은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김두현의 부상은 토니 모브레이 웨스트브롬 감독이 "김두현이 부상 이후 제 모습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을 정도로 본인과 팀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반대로 김두현에 대한 모브레이 감독의 기대를 읽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잔류한다면 김두현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할 기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모브레이 감독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리버풀전에서 승점 획득에 성공한다면, 최종전인 블랙번과의 맞대결은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다"라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웨스트브롬이 지난 시즌 풀럼이 보여줬던 막판 기적을 재현해낼 수 있을 지 주목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