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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상황은 좋지 못하다. 한국영화 1분기 점유율은 47.7%.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래 처음이다. ‘7번방의 선물’(1274만 명)과 ‘베를린’(716만 명)이 동반 히트한 작년에는 68.6%로 70%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체감되는 하락폭은 더욱 크다.
흥행작은 지난해 연말 개봉해 올 초까지 상영된 ‘변호인’(1137만 명)과 지난 1월 개봉한 ‘수상한 그녀’(864만 명)가 전부다. 그다음으로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가 ‘남자가 사랑할 때’(197만 명)로, 올해 한국영화는 100만 명 넘기기도 어려운 모습을 장기간 보였다.
문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1월 56.9%에서, 2월 51.6%로 떨어졌고, 3월에는 25.3%까지 곤두박질쳤다. 4월 성적은 더욱 초라해 점유율 18.3%(27일 기준)를 나타내고 있다. 배급사 1위도 ‘겨울왕국’,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을 국내 배급한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25.2%)다.
영화계가 주목해온 시기는 5월 초였다. 주말 앞뒤로 근로자의 날(5월1일)에 어린이날(5일), 석가탄신일(6일)이 연달아 있어 2일 하루 휴가를 내면 길게는 6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현빈 주연의 사극 ‘역린’과 류승룡 주연의 액션영화 ‘표적’ 등이 이 시기를 주목하고 일찌감치 개봉을 준비해왔다. 특히 100억 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역린’은 연초부터 대대적인 극장 광고에 나서는 등 홍보에 총력을 다해왔다. 그런데 막상 영화 홍보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 터지며 손발이 꽁꽁 묶여버린 것. 세월호 참사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는 30%가량 줄었고,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분위기로 영화를 알리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실제로 이 두 작품은 제작보고회, 기자간담회, 주연배우 인터뷰까지 모조리 취소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영화가 개봉영화편수, 관객수, 매출액 모두에서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영화가 외화보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의 영향이 컸다”라면서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건 ‘극장에 가도 볼 영화가 없다’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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