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도박] 개인적 일탈 아닌 구조적 문제로 접근

인성교육에서 해법 찾아야
  • 등록 2015-11-25 오전 8:19:10

    수정 2015-11-25 오전 8:23:48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스포츠에서 불법 도박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 스타플레이어들이 해외 도박장에서 수십억원대 불법 도박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에는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돼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창원LG 세이커스 프로농구단 유병훈과 류종현이 팬들에게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다.

한국 스포츠계의 도박 문제를 단순히 개인 영역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 등이 나서서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해법을 찾아야한다는 주장이다. 체육심리학을 연구하는 정윤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스포츠 선수의 도박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토토 같은 승부 도박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중심에 있는 선수의 도박 가담은 승부조작 등 더 큰 범죄행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개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와 도박은 가장 위험한 동거다. 스포츠토토, 경마, 경륜 등은 스포츠와 도박을 결합한 대표적 예다. 불법과 합법 사이의 불안한 줄타기다. 운동 선수들은 위험한 유혹과 왜곡된 욕망 앞에서 늘 시험대에 설 수밖에 없다. 수년 전에는 유명 프로농구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해 조직적인 승부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불법 도박은 한국 스포츠를 망치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독약이다. 동시에 아무리 밟아 죽여도 없어지지 않는 바퀴벌레다. 음주, 섹스와 더불어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 맞닿아 있다. 정교수는 “스포츠 분야의 도박은 복합적인 원인의 결과다. 학습권이 박탈된 엘리트 시스템, 지도자들의 잘못된 관행, 왜곡된 상하복종 문화 등을 들 수 있다”며 “훌륭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대중에게 실망을 안길 수밖에 없는 잘못된 구조와 문화를 바꿔야 하고, 이는 개인에게 전가할 문제가 아니라 구단과 구단을 넘어서 엘리트스포츠 시스템에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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