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줄리앙(미셸 세로)은 나비를 수집하며 홀로 사는 노인. 죽은 아들이 무척 보고 싶어했던 나비 '이자벨'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느닷없이 아홉 살 꼬마 엘자(클레어 부아닉)가 끼어든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가 처음 여행 떠난 것처럼 내내 투닥거린다. 경찰은 엘자가 줄리앙에게 유괴됐다고 판단하고 수배령을 내린다.
이 영화를 프랑스에서 만들지 않았더라면 재미는 반감됐을 것이다. 마치 비슷한 또래의 말다툼 같은 노인과 꼬마의 대사는 수많은 '르'와 '슈'가 반복되는 프랑스어 억양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부러울 만큼 아름다운 프랑스의 자연까지.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를 천연덕스레 부르는 아역 클레어 부아닉의 연기도 뛰어나지만, 노인 역 미셸 세로의 연기가 놀랍도록 좋다(이 영화는 2002년 작이며, 그는 2007년 암으로 숨졌다). 그가 아이와 티격태격할 때는 젊은 남녀가 주인공인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