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리의 어머니 장례식을 마친 뒤 히로와 히카리는 어린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공터로 나선다. 손엔 글러브와 공이 들려 있었고 둘은 말 없이 캐치볼을 한다. 그리고 둘의 가슴 속에 담겨진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한다.
비단 H2와 같은 야구만화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그리고 만화 속엔 주인공들이 캐치볼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연인 사이 혹은 부자,부녀지간에 공을 주고 받는 장면이 한번쯤은 꼭 스쳐간다.
특히 H2의 경우처럼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지만 소리내어 이야기하기 어려울 때면 여지 없이 캐치볼이 등장한다.
캐치볼은 야구의 기본이다. 그러나 그 속엔 꼭 '야구'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캐치볼의 정석은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처음 야구를 배울때 반드시 들어야하는 이야기다.
이 '마음'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가슴을 향해 던져야 한다는 것. 가슴을 향해 던지는 훈련을 반복하며 정확한 송구 능력을 키운다.
배드민턴이나 탁구도 공을 주고 받지만 궁극의 목적은 상대가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캐치볼은 다르다. 상대가 가장 받기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애쓰는 마음, 그것이 바로 캐치볼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의미다.
봄이 왔다. 그 봄바람을 타고 야구도 찾아왔다. 가끔씩은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받기 좋은 공을 서로에게 던져주다보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