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탈·교체로 진통 앓는 충무로…`무엇이 문제인가`

이명세·임순례·박신우 감독 등 잇단 마찰
감독-제작사 영화 방향 이견차 `심각`
시스템 부족·프리 프로덕션 취약도 원인
  • 등록 2012-09-18 오전 10:32:39

    수정 2012-09-18 오전 10:33:47

사진 왼쪽부터 이명세 감독, 박신우 감독, 임순례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충무로가 감독과 제작자의 잇단 마찰로 진통을 겪고 있다. 영화 ‘미스터K’를 촬영 중이던 이명세 감독과 영화제작사 JK필름의 분쟁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탑 주연 영화 ‘동창생’이 촬영을 1/3 가량 마친 상태에서 감독이 하차를 선언해 제작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전에는 임순례 감독이 ‘남쪽으로 튀어’ 촬영장을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복귀한 사례도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개봉했던 고현정 주연의 ‘미쓰GO’는 촬영 중간 감독이 교체되며 제작비가 80억원까지 상승했고 흥행에서도 고전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언급한 세 작품 ‘미스터K’, ‘남쪽으로 튀어’, ‘동창생’은 국내 ‘빅3’ 투자 ·배급사인 CJ·롯데·쇼박스 작품이다. ‘미쓰GO’는 이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뉴(NEW)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국내 4대 배급사가 유사시기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셈이다.

영화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표면적인 이유는 같다. 영화의 방향에 대한 이견, 그로 말미암은 감독과 제작사의 마찰이 그것이다. 이때마다 투자·배급사는 제작사 뒤에 숨기 바쁘다. 자칫 예술과 자본의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덕 “한 달에 한 번꼴로 교체 소식 들어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은 귀국 후 열린 축하 파티 현장에서 “최근 영화촬영 도중 감독이 교체됐다는 소식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듣고 있다”며 “투자자와 창작자 사이에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각에선 프리 프로덕션의 문제를 원인으로 꼽는다. 영화 제작은 크게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세 단계로 나뉘는데 한국영화는 프리 프로덕션이 취약해 프로덕션 단계에서 마찰이 생기기 쉬운 구조라는 것.

다른 쪽에선 새로운 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이 문제라고 말한다. 사전 제작 단계에서 영화의 방향성이 정해지고 최종 콘티가 결정되면 그 약속을 감독 이하 모든 스태프가 지켜야 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자신만의 색깔을 고수하는 이들이 있어 마찰이 생긴다는 것. 지난 4월 ‘미스터K’ 사태 역시 발단은 같았다. 1차 현장 편집본을 확인한 제작사가 사전 합의된 내용과 다르다며 이명세 감독에게 촬영 중단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생긴 오해가 눈덩이처럼 커져 감독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영화는 지금도 감독의 예술이지만 최근 제작 환경이 분업화, 전문화 되며 감독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촬영 중단에 피해보는 배우들

이 같은 상황에 피해를 보는 건 배우들이다. 영화 ‘코리아’로 주목받은 한혜리는 차기작으로 영화 ‘남쪽으로 튀어’와 ‘동창생’을 택했다가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앞서 언급한 이유로 촬영이 일시 중단되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해야 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가장 믿고 따르는 사람이 감독인데 그런 사람이 현장을 떠났을 때 배우가 느끼는 충격과 상처는 대단하다”며 “그렇다고 관객과의 약속인데 출연을 번복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스터K’는 ‘해운대’ ‘퀵’ 등의 작품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이승준 감독이 팀을 재정비해 지난 5월 중순 촬영을 재개했다. 이와 함께 영화 제목 ‘미스터 K’를 원제인 ‘협상종결자’로 변경했다. ‘남쪽으로 튀어’ 임순례 감독은 제작사가 감독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로 하며 촬영장에 복귀, 현재 전라남도 완도 인근 한 섬에서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중순 박신우 감독이 하차하면서 촬영이 중단됐던 ‘동창생’은 이 영화의 조감독을 맡아온 박홍수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아 영화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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