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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드`는 그런 점에서 주연 `여배우` 박예진(30)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녀는 왜 `헤드` 였냐는 물음에 인상적인 답을 했다.
"사실 여자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품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끌렸어요. 물론 시나리오도 재밌었고요. 여기에 백윤식 선생님, 류덕환 씨 등 함께하는 배우도 훌륭했으니 저로서는 안 할 이유가 없었죠."
영화제목처럼 진짜 `헤드`가 될, 몇 안되는 기회를 가볍게 날려버리기 싫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분량이 많은 작품도 처음 찍어봐요"라며 싱긋 웃는데 그 모습에선 그녀가 이번 작품에 들인 공과 애정의 크기를 엿볼 수 있었다.
영화 `헤드`는 자살한 천재 의학자의 머리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 뒤, 우연히 그 머리를 배달하다 납치된 남동생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열혈 여기자의 추격전을 다룬 작품. 극 중에서 박예진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필사의 추격전을 벌이는 열혈 여기자 신홍주로 분했다.
박예진은 "`여고괴담2` 교복 이래 옷 한 벌로 촬영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화면에는 한 벌이지만 찢기고 더럽혀진 정도가 다른, 같은 디자인의 옷이 세 벌은 됐다"고 웃으며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액션의 크기에 따라 치마의 트임 정도도 달라졌는데 자세히 보면 티가 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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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의 만족도를 묻는 말에는 "언론시사 당일 인터뷰 등으로 바빠 극장에서 제대로 완성된 영화를 못 봤다"면서도 "우리 영화는 장르가 스릴러로 긴장감이 넘치는데 그 속에 코미디가 적절히 섞여 있는 게 강점이다. 독특한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박예진은 "그 두 작품 모두 대작에 고정 팬까지 있는 프랜차이즈 영화 아닌가?"라며 "너무 큰 장애물이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애국심에라도 호소하고 픈 심정이다" 말할 때에는 절실함도 전해졌다.
요즘 박예진은 더없이 바쁜 일상을 산다. 일과 사랑 모두에서 바지런이다. 올봄에는 11살 연상 동료 배우 박희순과의 교제 사실을 당당히 인정해 화제를 낳았고 `헤드` 홍보와 병행해선 새 영화 `Mr.아이돌` 촬영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친 기색이라곤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표정도 밝고 생기가 넘쳤다.
박예진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결혼도, 연기도 구체적으로 정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원래 계획을 정확히 짜서 실천하며 사는 편이 못된다. 이전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오늘에 충실하며 살 것"이라고 했다. 초여름 햇살을 닮은 은은한 미소가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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