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장신영, "청승은 이제 그만"(인터뷰①)

  • 등록 2010-03-16 오전 9:12:18

    수정 2010-03-16 오후 4:15:35

▲ 장신영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달라지고 싶다"

배우 장신영(26)의 일성이다. 배우로도, 인간으로도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임을 강조해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새 영화 '무법자'(감독 김철한·신재혁, 제작 청강스토리)는 확실한 전환점이 될만하다. 극 중 배역부터가 이전과는 180도 다른, 뚜렷한 변화를 감지케 한다.

살인마를 쫓는 강력반 여형사. 미인대회 출신에 여리디여린 그녀의 본모습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어느 누가 감히 그런 센 역할에 장신영을 캐스팅할 생각을 했을까. 이 같은 반문에 장신영은 자신도 신기한지 크게 웃으며 "그래서 놓칠세라 덥석 잡았죠"라고 했다.

사실 '무법자'는 사이코패스 범죄 스릴러로 '추격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2008년 제작된 영화다. 2년 전 가을 촬영을 모두 마쳤으나 후반 작업이 예상외로 길어지며 개봉이 늦어졌다. 장신영은 그것이 오히려 자신에겐 득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데 지금이 달라진 자신을 보일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장신영은 지난해 10월 전 남편과 이혼했다. 공교롭게도 영화 개봉이 늦어지며 이혼 후 첫 작품이 '무법자'가 된 것. 영화 속 짧게 자른 커트 머리에 가죽 재킷, 그리고 액션스쿨을 다니며 갈고 닦은 액션연기 등은 그녀의 새로운 출발을 대중에 더욱 뚜렷이 각인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임에 자명하다.

게다가 올해는 2001년 춘향선발대회에 입선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햇수로 꼭 10년이 되는 해. 돌이켜 보면 열일곱에 데뷔해 스물두 살에 결혼, 3년 뒤 이혼까지 남들보다 빨라도 한참을 빠른 길을 걸었다.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벌써 네 살이다. 모든 것이 빨랐고, 그런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던 인생이다. 하지만, 장신영은 그 어떤 순간도 후회하진 않는다고 했다.

전 남편과 결별에 관한 물음에는 "아이 아빠로 잘 지내고 있다."라고 짧게 말하고는 "이젠 밝고 기분 좋은 이야기만을 하고 싶다."라며 우울한 이야기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사랑에 대해서도 "지금은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녀의 생각은 온통 일과 집에 있는 아이에만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지금까진 무난한 걸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남 앞에서 튀는 것도 사실 꺼렸었고요. 내 주장을 펴기 보다, 남에게 맞춰 사는 게 편하고 좋았어요. 그러다 보니 대중이 나에게 원하는 이미지에 고착된 감이 없지 않은데 이젠 달라질 겁니다. 단아하고, 청승맞고, 우울한 역할과는 이제 작별하고 싶어요."

장신영에게 새 영화 '무법자'는 비록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기존의 틀을 깨고 처음으로 과감한 변신에 나선 작품이라는 데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세상 모든 첫 경험이 그러하듯 그녀의 변신 또한 어설프고 낯설 수 있다. 장신영 또한 최근 있었던 영화 '무법자'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영화의 완성본을 처음으로 접하고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쉬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다."라며 "이젠 좀 바꿔보고 싶다. 밝고 명랑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더 나아가 코믹한 연기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하며 쌩긋 웃는 그녀에게선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그녀는 "달라지고 싶다"라던 말을, 인터뷰 말미 "달라지겠다"로 고쳐 말했다. 장신영의 의미 있는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영화 '무법자'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사진=김정욱 기자)
▲ 장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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