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0칸, 길이 1.5km···'설국열차' 시작은 '기차'

봉준호 감독 직접 그린 열차 도면&운행도 공개
  • 등록 2013-06-25 오전 9:36:45

    수정 2013-06-25 오전 9:36:56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설국열차’ 도면도.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영화 ‘설국열차’의 주연배우는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스, 존 허트 등이다. 세계적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하지만 영화에 숨겨진 주인공은 따로 있다. 새로운 빙하기, 노아의 방주처럼 살아남은 인류 전원을 태우고 설원을 질주하는 ‘기차’가 바로 그렇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기차는 시작이자 끝이다. 봉준호 감독은 ‘기차’라는 공간에 대한 끌림으로 영화화를 결심했으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기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켜 부자와 공권력이 사는 앞쪽 칸을 향해 돌진한다는 영화의 주된 이야기 또한 기차에서 기인했다.

25일 이 영화의 배급사인 CJ E&M이 공개한 ‘설국열차’의 도면과 운행도는 봉준호 감독이 이 열차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말해준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와 함께 기차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다. 기차의 실체가 드러난 건 시나리오 완성 직후인 2011년 11월, 봉 감독이 직접 그린 도면을 통해서다. ‘설국열차’는 맨 뒤쪽 꼬리칸부터 영구동력이 있는 맨 앞쪽 기차의 심장, 엔진 칸까지 총 60칸으로 구성됐다. 다 이어 붙이면 1.5km에 달한다. 도면에는 칸 별 크기는 물론 이름까지 자세히 표기되어 있어 미술팀을 포함한 전체 제작진에게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했다.

‘설국열차’ 스틸.
단순히 꼬리칸이라고 되어 있는 뒤쪽 칸과 달리 앞쪽 칸으로 갈수록 꼬리칸 사람들의 식량을 생산하는 단백질 블록 생산 칸, 물 공급 칸, 온실 칸, 정육점 칸, 수족관 칸, 수영장 칸, 사우나 칸, 라운지 칸, 미용실, 클럽 칸, 아편굴 칸, 엔진칸 등 다양한 칸들이 명시된 이 도면은,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하는 열차 내 자급자족 시스템을 보여준다. 또, 뒤쪽 칸과 앞쪽 칸의 확연히 다른 모습은 열차 안의 불평등한 구조를 드러내며 반란이 왜 시작되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함께 공개된 ‘설국열차 운행도’는 지구의 끝과 끝, 43만8000km에 달하는 거리를 1년에 한 번 순회하는 ‘설국열차’의 노선을 보여주는 지도로, 마치 실존하는 열차의 세계 일주 운행도는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영화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영화 ‘설국열차’는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450억 원이 투입된 작품이다. 오는 8월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상영시간은 125분46초. 15세 이상 관람가로 관객과 만난다.

‘설국열차’ 운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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