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 파워리더①]'엄뿔' '조강지처'...'삼화' 신현택 회장의 성공비결

  • 등록 2008-10-25 오후 6:14:13

    수정 2008-10-25 오후 6:15:42

▲ 신현택 삼화네트웍스 회장(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삼화네트웍스 신현택 회장(63)이 걸어온 길은 숨가쁘다. 굳이 '아내' '불꽃' '목욕탕집 남자들'처럼 멀리 보지 않아도 좋다. '하늘만큼 땅만큼'을 비롯, 얼마 전 종영한 '조강지처클럽' '엄마가 뿔났다'까지 올 한해만도 시청률 30~40%대의 대박드라마를 세 편이나 성공시켰다.

신현택 회장의 성공신화는 한국 드라마사에 기록으로 남을 만 하다. 거의 모든 드라마 제작사가 재정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요즘이다. 외주 드라마 제작사 대표들은 현 상황을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한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사들이 처한 현실은 지난해 상반기 최대 화제작이었던 '쩐의 전쟁'을 비롯, 하반기 안방극장을 주도했던 '태왕사신기', 올해 월화드라마 시장을 평정했던 '이산'의 연기자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도 확인된 바 있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들이 처한 곤란은 시청률로 대표되는 드라마의 인기와도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신 회장이 이끄는 삼화네트웍스만큼은 예외다. 시청률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삼화네트웍스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 최악에 달했다는 올해는 물론, 지난 26년간 단 한번의 손해 없이 연속 흑자를 기록, 이익 남는 장사만을 해왔다.

물론 비결은 있다. 삼화네트웍스의 최대 무기는 김수현을 비롯한 16명의 작가군단.

신현택 회장 또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 제작에 있어 작가의 중요성, 이야기의 힘에 대해 거듭 강조해 말했다. 드라마 제작은 시대 기준에 맞춰야 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메시지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 '드라마 왕국' 삼화, 신 회장의 드라마 제작 철칙이다.

드라마는 작가의, 영화는 감독의,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신 회장은 바로 기본에 충실한 드라마 제작으로 성공을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또 김수현 작가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1세기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한 작가다"고 김수현 작가를 평가한 신 회장은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는 '목욕탕집 남자들'이 95년 작품이다"며 "10여전이 지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 김수현의 드라마는 클래식이다"고 김 작가를 치켜세웠다.

신 회장은 또 스타 마케팅을 하지 않는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현재 드라마 제작사들의 위기를 부른 제 1의 원인으로는 편당 수천만원, 혹은 억대를 호가하는 연기자들의 출연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 신현택 삼화네트웍스 회장(사진=김정욱 기자)


이런 현실에 대해 신 회장은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난해 인기를 모은 한 스타급 연기자의 편당 출연료가 7천만원을 호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스타가 없으면 어떤가. 작품 속 캐릭터로 스타를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주인공의 회당 출연료로 1100만원 이상을 줘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올해도 바쁜 행보를 이을 예정으로 있다. 지난해 한중 합작 드라마 '미로'를 제작한 경험을 살려 올해 100억 예산이 소요되는 한일 합작 드라마 ‘텔레시네마’를 준비 중인데 이 프로젝트에서도 신 회장은 작가의 중요성에 무게를 뒀다.

‘텔레시네마’는 일본의 인기 작가와 한국의 제작진, 출연진이 함께 하는 한일 합작 프로젝트. 극장, TV에서 모두 상영될 예정이며 일본에서도 극장, 방송, DVD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소개할 예정으로 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 6월 이미 일본 각본가 7인과 집필 계약도 끝마쳤다. ‘텔레시네마’ 중 첫 번째 작품 ‘천국의 우편 배달부’는 이미 캐스팅까지 마친 상태로 10월말 촬영에 들어간다. ‘천국의 우편 배달부’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PD가 연출을, 일본의 멜로 여왕이라 불리는 유명 작가 기타자와 에리코가 극본을 맡았으며, 동방신기의 영웅재중과 한효주가 남녀 주인공으로 각각 캐스팅됐다.

신 회장은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것 이상으로 시장 전체의 파이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며 “‘텔레시네마’는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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