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쉬고 마운드 오르는 쿠에바스, '빅게임 피처'로 부활할까

  • 등록 2023-11-03 오전 9:49:32

    수정 2023-11-03 오전 9:49:32

KT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연패 뒤 벼랑 끝에서 반격에 성공한 KT위즈가 ‘빅게임 에이스’ 윌리암 쿠에바스(33)가 다시 팀의 운명을 맡긴다.

쿠에바스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다이노스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 선발로 나선다.

수원에서 치른 PO 1, 2차전을 모두 내줘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전날 창원에서 열린 3차전을 3-0으로 이기고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1승 2패로 불리한 위치다. 4차전을 반드시 이겨야만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쿠에바스는 현 시점에서 KT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물론 4선발인 배제성을 기용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 상황에서 쿠에바스의 출격은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지난해 부상으로 KT를 떠났다가 회복 후 1년 만에 돌아온 쿠에바스는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팀에 합류했음에도 정규시즌에서 12승 무패로 승률왕에 등극했다. KT가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2위까지 올라가는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중심에는 쿠에바스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다만 쿠에바스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출발이 좋지 못했다. 지난 10월 30일 열린 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7실점(4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정규시즌까지 통틀어 올 시즌 당한 첫 패배였다.

당시 75개 공을 던졌던 쿠에바스는 사흘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다소 무리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것이 에이스 투수의 책임이기도 하다.

쿠에바스는 이미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21년 10월 28일 NC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공 108개를 던진 뒤 겨우 이틀 쉬고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피칭을 펼쳤다.

혹사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쿠에바스는 투혼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984년 롯데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4승을 책임졌던 고 최동원을 연상케 하는 투혼이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쿠에바스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다. 그는 전날 3차전에 앞서 “오늘 우리가 이기면 4차전 선발 투수 싸움에서 우리가 앞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강철 감독은 이미 2차전에서 패한 뒤 쿠에바스에게 4차전을 준비할 것을 지시한 상태였다.

반면 창원에서 PO 시리즈를 끝내고 싶어하는 NC는 4차전 선발로 송명기를 올린다.

송명기는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4승 9패 평균자책점 4.83의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가을야구에서도 10월 22일 SSG 랜더스와 준PO 2차전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발투수 비교만 놓고 보면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KT가 유리한게 사실이다. 하지반 사흘 쉬고 등판, 벼랑 끝 승부 부담감, 1차전 부진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PO 2차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친 신민혁처럼 송명기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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