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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1년 동안 ‘트로트 레볼루션-흥나는 전통가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 트로트 가수로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록으로만 봐도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트로트에 대해 아직 신인인 제가 감히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염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트로트를 사랑하고 염려하시는 분들께 제 소견과 다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 용기를 내어 이데일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70,80년대 포크송과 발라드가 출현하기 전까지 트로트는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지금은 다양한 댄스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민들께서 음악의 장르를 바꿔가며 사랑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는 통기타를 내세운 포크음악과 발라드로 대변되는 대학문화가 주류를 이루었지요. 그 즈음 트로트는 일본 엔카의 아류라는 오명 속에 ‘뽕짝’이라고 폄훼되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가요제’에서도 트로트는 심수봉 선생님의 ‘그때 그사람’이 유일할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외면 받은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하고 세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당당히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K팝이라는 댄스음악이 국민음악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국가의 경제성장과 국민 의식의 변화에 따라 선택되어지는 음악의 장르도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특정 분야에 대한 편중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이 문제가 대중음악 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의 잘못도, 특정 분야의 음악만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탓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장르라는 것은 마치 LP, CD 혹은 MP3와 같은 형식일 뿐 중요한 것은 그 음악이 담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K팝으로 대변되는 지금의 주류 댄스음악은 수많은 작곡가, 작사가, 연주자, 가수 그리고 제작사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치열한 경쟁은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했고 듣는 이의 만족도를 높였고 결국 댄스음악시장의 저변을 넓혔습니다. 이는 곧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 냈고 더 많은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습니다. 트로트라고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입니다.
위기의 트로트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노래방과 회식자리에서 또 크고 작은 축제에서 누구나 쉽게 부르는 트로트이고 보면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결국 그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노력만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