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을 통해 본 인생의 묵직한 진리

  • 등록 2014-06-01 오전 11:22:47

    수정 2014-06-01 오전 11:22:47

류현진이 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흔히들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그 흐름 속에서 삶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함부로 교만을 허락하지도 않고, 잘 한다고 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또한 안 좋았을 때 더 꿋꿋하게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야구는 우리의 인생과 참 많이 닮아 있다.

류현진이 보여 준 최근 두 경기의 투구에서도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다.

류현진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와 경기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7회까지 그는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모두가 퍼펙트 게임을 생각했을 만큼 놀라운 투구였다.

하지만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맞으며 모든 것이 무너졌다.

시계를 좀 더 앞으로 돌려보면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다저스는 7회말, 무려 16구까지 끌고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출루한 선두타자 저스틴 터너의 집중력을 발판으로 3점을 뽑았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득점이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다. 이 과정에서 1루까지 전력질주 하고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며 힘을 뺀 류현진은 그 다음 이닝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말았다.

천하의 류현진도 이 때는 흔들렸다. 결국 안타 2개를 더 맞고 교체됐다. 다음에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의 부진까지 더해지며 류현진의 실점은 3점으로 늘었다.

아무리 혼자 잘나고 잘 해도 그것 만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인생과 같은 결과였다. 최종 성적은 7.1이닝 3실점.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좋은 공을 던졌지만 평균 자책점은 오히려 전 경기의 3.00에서 3.10으로 높아졌다.

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전 또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경기였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처럼 완벽해 보이지 않았다. 구속도 3~4km 정도는 떨어졌다. 시즌 첫 두 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 아무래도 힘이 떨어진 듯 보였다. 안타도 시즌 최다인 10개나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끝내 제 역할을 다 해냈다.

주자를 많이 내보냈지만 그는 도망가는 투구는 하지 않았다. 단 한 개의 볼넷도 없었다는 점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던 신시내티전과 다름 없었다.

진인사대천명. 아무리 최고의 상태여도 늘 좋은 결과를 낼 수 만은 없으며, 안 좋은 컨디션이라 해도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하늘이 정해준다는 걸 보여준 등판이었다. 결국 이날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6이닝 2실점. 3.10이던 평균 자책점은 3.09로 낮아졌다. 그리고 류현진은 지난 번 등판과 똑같은 1승을 추가했다.

류현진은 우리에게 또 한 번 인생의 평범하지만 묵직한 진리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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