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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학생이던 회사원 조승영(39)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요즘 서울에서 제일 물 좋은 곳은 강남역 나이트 클럽과 잠실 야구장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막 시작된 케이블 중계를 통해 멋진 여성들이 많이 노출된 것도 한 이유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당시 LG 트윈스의 대표 응원이었던 라이터 켜기를 위해 남자 친구들이 여자 친구의 라이터를 구해다주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학원을 운영중인 김태근(38)씨는 "여자 친구와 야구장을 가는 건 좋은데 시설이 너무 열악했다. 화장실부터 부족해 이닝 중간에 다녀오긴 사실상 불가능했다. 또 야구를 알려줄 수 있는 길도 부족했다. 여자 친구가 야구를 잘 모르면 이래저래 너무 힘들었다. 술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을 통제해 줄 인력도 당시엔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프로야구가 전부였던 80년대 초, 그리고 전성기를 맞은 1990년 중반, 야구계가 너무 안일했던 탓에 좋은 기회를 두번이나 놓쳤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또 얼마나 긴 암흑기에 들어가게 될지 모른다. 모두가 정신차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