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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예가 최고의 화두다. 지난 3월 영화계 별점 폭탄 테러로 시작된 일명 ‘일베’ 논란은 가요계를 거쳐, 방송계까지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일베’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준말이다. 사이트에는 욕설과 조롱, ‘섹드립’(저급한 성적 표현)이 넘친다. 그 정도가 지나쳐 이곳의 이용자를 ‘일베충(蟲)’이라고 부른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 등은 ‘일베’ 이용자들이 즐겨 쓰는 ‘민주화’ ‘노무노무’ ‘쩔뚝이’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일베’ 이용자에게 관심을 표했다가 ‘한통속’으로 묶여 곤욕을 치른 스타도 있다. 크레용팝에 “존경합니다”라고 호감을 나타낸 십센치(10cm)의 권정열과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추모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비난을 산 배우 하석진이 대표적이다. 대상이 ‘일베’ 이용자로 의심만 돼도, 그리고 ‘일베’ 이용자라면 비록 죽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관심은 금물이다. 이들은 모두 ‘일베’ 회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중 일부는 ‘민주화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식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논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가 더 큰 화를 입기도 했다. 이것이 요즘 연예가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이토록 ‘일베’ 연예인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전문가들은 연예인은 얼굴이 알려진 준 공인으로, 특히 10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일베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삼가도록 소속사 차원에서 교육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의도와 상관없이 논란이 오히려 득이 된 크레용팝의 사례를 보며 노출보다 강한 신종 ‘노이즈 마케팅’ 기법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계 한 관계자는 “본인들은 아니라지만 데뷔한 지 1년 남짓한 크레용팝이 신곡 ‘빠빠빠’를 선보일 무렵 ‘일베’ 논란에, 그것도 두 차례나 휩싸인 것은 우연이라기엔 타이밍이 절묘하다”라면서 “크레용팝이 ‘일베’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논란 탓에 대중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노래와 무대를 찾아보게 됐음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요 전문 마케팅·홍보회사 포츈엔터테인먼트 이진영 대표는 “‘일베’ 이용자들은 극우적인 정치 성향에 비상식적, 비정상적인 문화를 즐기는데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지닌 연예인이 ‘일베’를 한다고 하면 대중의 우려는 그만큼 더 클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런 이유로 더 크게 실망하고 비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실장은 이어 “최근의 ‘일베’ 현상은 과한 측면이 있지만, 연예인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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